60대 감독들의 '품격 있는' 입씨름
OSEN 기자
발행 2007.04.06 19: 01

"한화는 벤치가 좋아", "그렇지. 우리 벤치는 따뜻해". 2007시즌 신라이벌로 꼽히는 김성근(65) SK 감독과 김인식(60) 한화 감독이 은근히 기싸움을 벌였다. 한국프로야구를 이끌어왔던 명장들답게 노골적인 경쟁 의식을 드러내기 보다는 덕담 대결이었다. 6일 대전 개막전에 앞서 먼저 김성근 감독이 말했다. "(8개팀 가운데)한화의 전력이 가장 좋다. 방망이도 좋고 투수들도 좋다"고 말하더니 "특히 벤치가 아주 좋다"며 씨익 웃었다. 맞수인 김인식 감독을 의식한 말이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김인식 감독도 가만있지 않았다. 특유의 유머감각을 동원해 "그래, 우리 벤치가 좋지. 아주 따뜻해서 좋지"라고 말해 주변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김 감독은 SK 전력에 대해서 "투수들이 많이 좋아졌잖아. 선발투수들 가운데 3명이 새로운 선수들이고 용병투수 2명이 한 수 앞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타자들은 지난해와 바뀐 게 없는 것 같다"고 슬쩍 꼬집었다. 두 감독은 지난 4일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도 한바탕 입씨름을 벌인 바 있다. 절묘한 은유와 비유, 그리고 촌철살인의 유머로 듣는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요란스럽게 서로에게 비수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지 않고 품격있는 입씨름을 벌였다. 두 감독 모두 귀가 거슬리지 않게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을 넘은 나이. 올해 프로야구는 이순 감독들의 언어의 유희를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듯 싶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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