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호 홈런을 날린 요미우리 4번타자 이승엽(31)이 아베와의 약속을 지켰다. 이승엽은 지난 6일 한신전에서 4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우중월 3점포를 날려 홈런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다. 전날까지 주니치에게 2연속 역전패를 당해 침체에 빠진 팀 분위기를 다시 일으켜세운 시즌 2호 홈런이었다. 하라 감독도 "귀중한 추가점이 되는 3점 홈런이 매우 컸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경기 후 이승엽은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날 완투승을 거둔 좌완 우쓰미와 함께 경기수훈선수(MEP)로 뽑혀 단상에 올라 일본어로 "사이코-데스~"라고 말한 것. 한국어로 "기분 최고입니다"라는 말인데 일본 관중들은 이 말을 듣고 환호작약했다. 이는 절친한 동료인 포수 아베 신노스케(28)와의 약속 때문이다. 이승엽은 아베와 올 시즌을 앞두고 경기수훈선수로 뽑히면 서로의 언어로 "(기분이)최고입니다"라고 말하기로 약속했다. 개막 후 첫 수훈선수로 선정되자 "사이코-데스~"라고 말한 것이다. 아직 아베는 수훈선수로 선정되지 않아 한국말로 실천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승엽은 홈런 비결에 대해 "우즈는 생각하지 않았다. 본래 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우즈의 성적에 괘념하지 않고 평정심으로 경기에 한 것이 효과를 나타낸 것. 우즈를 버리니 홈런이 나온 셈이다. 우즈는 전날(5일) 자신이 보는 앞에서 3개의 홈런을 날려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당시 "내가 졌다. 찬스에서 치는 것이 4번의 임무다. 우즈를 목표로 노력하겠다"며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본격적인 홈런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