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투수끼리 만났다. 7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지는 LG와 KIA의 2차전은 하리칼라와 이대진의 선발 대결. 하리칼라는 지난 시즌 삼성에서 23경기에 나와 12승 7패에 방어율 3.33으로 수준급 성적을 냈으나 선동렬 감독의 낙점을 다시 받지 못해 새로 가세한 윌슨에 자리를 내주고 재계약에 실패한 뒤 LG로 옮겼다. 그래선지 하리칼라는 삼성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난 2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가진 2007시즌 LG 임원동호회 및 LG 야구단 출정식에서 "삼성보다 LG가 더 낫다"고 말해 삼성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자리서 사회자가 '민감한 질문이다. 답변을 잘해야 한다. 작년 삼성 생활과 올해 LG 생활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낫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리칼라는 "LG가 훨씬 낫다. LG에서는 코칭스태프가 편안하게 훈련하고 생활하도록 해준다. 그게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그러니 LG에서 새 출발하는 첫 등판을 앞둔 하리칼라의 각오 또한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이 된다. 지난해 KIA를 상대로는 1경기에 나와 승패없이 방어율 1.29로 잘 던졌다. 이에 맞서는 이대진은 지난 1998년 이후 9년 만에 선발로 시즌 개막을 맞았다. 이대진은 98년 12승을 기록한 뒤 99년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어깨부상을 당한 이후 깊고 깊은 부상과 재활의 터널에 있었다. 2000년 8승 13세이브(7선발등판)를 따냈지만 첫 등판은 5월 4일이었다. 그야말로 인고의 세월을 딛고 맞이하는 개막이다. 아울러 이대진이 잠실 마운드에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은 4년 만이다. 지난 2003년 5월 16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5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이후 2004년 4월 18일 LG전에 미들맨으로 등판했다. 잠실 등판은 3년만인 셈이다. 이대진은 지난 2월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3년 만에 참가했고 부상없이 꾸준한 페이스를 끌어와 부활 가능성을 밝게 했다. 시범경기 두 차례 선발 등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피드는 140km대 초반을 기록했고 변화구와 제구력을 앞세워 경기를 운영했다. 하리칼라가 LG의 기분 좋은 2연승을 이끌지, 이대진이 팀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상당한 승리를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johnamje@osen.co.kr 하리칼라-이대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