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이 글러브를 내던진 진짜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04.08 12: 35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 1회. 2사 1루에서 서재응(30.탬파베이)은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우중간 펜스에 맞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양키스타디움 담장을 넘어갈 뻔한 큰 타구였으나 공은 펜스 상단을 맞고 튀어나왔다. 중견수로 나선 신인 일라이저 듀크스가 점프를 해봤으나 미치지 못했다. 이때 마운드의 서재응은 무릎을 굽히며 아쉬운 탄성을 내질렀다. 이 순간 당시 경기를 중계한 YES 네트워크의 '초보 해설자' 조 지라디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중견수 수비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공을 잡을 수 있었는데도 못잡았다는 액션이다". 잘못 들으면 오해하기 딱 좋은 말이었다. 마치 서재응이 수비수를 탓하는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는 멘트였다. 1회말 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에 들어간 서재응이 글러브를 집어던지자 지라디는 자신의 말이 맞았다는 듯 한 번 더 같은 뉘앙스의 말을 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틀린 말이다. 서재응은 8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마음먹고 스플리터를 구사했는데 맞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 스스로에게 자책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재응은 로드리게스의 방망이에 공이 맞는 순간 주저앉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중견수 듀크스가 공을 따라가기도 전의 일이었다. 마음 먹은 대로 구사한 공이 제대로 제구가 안된 것을 자책하는 순간에 해설자는 엉뚱한 소리를 한 것이다. 지라디는 지난해 플로리다 말린스의 감독을 역임한 뒤 올해 YES의 해설자로 변신했다. 올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조 토리 현 양키스 감독의 후임 자리를 노린 포석이라는 게 메이저리그 주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방송에서 언급하면서 결과적으로 서재응을 '자기만 아는' 선수로 몰고갈 뻔했다. 오히려 서재응은 불펜의 '방화'로 승리가 날아갔음에도 "팀이 이겼으니까 신경쓰지 않는다. 양키스전 투구에도 만족하고 있다"고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이 경기서 서재응은 쌀쌀한 날씨 탓에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장타는 1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문제의 로드리게스에게 허용한 2루타가 당시 서재응이 허용한 유일한 장타였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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