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의 스크린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개그 콘서트' '웃찾사' '개그야' 등 지상파 인기 개그 프로에서 제대로 떳다하면 바로 영화배우 겸업이다. 주연은 못되도 약방의 감초마냥 영화에 웃음을 더하는 조연급 개그맨들, 누구일까? 가장 최근에는 '죄민수' 조원석이 영화 데뷔를 마쳤다. 5월 개봉 예정인 코미디 영화 '못말리는 결혼'이다. 유진 하석진 김수미 임채무 등이 출연한 이 영화에서 조원석은 에필로그를 장식했다. 서울 강남의 럭셔리 부인 심말년(김수미)이 딸 왕애숙(안연홍)을 데리고 맞선을 보는 씬에서 배추머리 그가 등장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노련한 김수미 조차도 죄민수를 볼 때마다 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무더기로 NG를 쏟아냈다. 조원석은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친 끝에 MBC ‘개그야’의 간판코너 ‘별을 쏘다’ 죄민수 역할로 급부상했다. 하룻밤 자고나니 '아무 이유없이' 스타가 돼있더라는 개그계의 전설을 쐈다. 쏟아지는 게스트 섭외, CF 제의에 이어 인기 절정 개그맨을 상징하는 영화 출연까지 마친 셈이다. '출산드라' 김현숙은 700만 흥행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남자한테 여자는 딱 세종류야. 이쁜 여자는 명품, 평범한 여자는 진품, 너? 바로 반품이야!" 꽃미남 주진모를 사랑하는 친구이나 뚱뚱녀 김아중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주의를 주는 박정민 역이다. 그런 그 자신도 '출산드라'가 늘 저주했던 날씬녀들의 저주를 이겨내지 못하고 실연의 아픔을 겪는다. '안어벙' 안상태. "이건 마데 제품이야"로 유행을 탔던 2005년 그 시절, '작업의 정석'을 찍었다. 송일국 손예진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쪽집게 점쟁이. 능청스럽게 화투패로 점을 쳐주던 코미디 연기를 인정받아 같은 해 '야수와 미녀' 한편에 더 출연했다. 정준하도 성공 케이스다. 코미디와 멜로 등 장르를 가리지않고 연기자 겸업을 했던 그는 '키다리 아저씨' '카리스마 탈출기' 가문의 위기' 시리즈 등 출연작이 다수다. 올해 MBC 시트콤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의 철없는 백수 가장 식신준하로 양 나래를 활짝 펼쳤다. 이제는 개그맨이 부업이고 배우가 본업이다. 이밖에도 숱한 인기 개그맨들이 영화 제작사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스크린을 노크했거나 하는 중이다. 개그맨들의 방송 수명이 형편없을 정도로 짧아진데다 팀별 개그 위주로 진행되는 까닭에 개인을 알릴 수단이 적은 이해관계와 맞물렸다. 영화 제작사는 극중 코믹 요소를 드러내는 데 이들을 활용함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내고 있어 반기는 분위기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개미 퍼먹어'의 주인공들이 곧 스크린에 등장할 날도 멀지않을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