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드라마로 ‘돌아온 그녀’들이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드라마 출연 자체가 엄청난 화제가 되고 각종 연예뉴스의 초점이 되었지만 그 결과물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고전하는 그녀들의 뒤에는 ‘순수 멜로 드라마’라는 공통적인 배경도 있다. 대표적인 ‘그녀’들이 고소영 강수연 이미연 등이다. 1998년 MBC TV ‘추억’ 이후 9년만에 안방에 돌아온 고소영은 SBS TV 주말 특별기획 ‘푸른 물고기’로 세월의 빈자리를 통감하고 있다. 4월 7, 8일 1, 2회가 방송된 뒤의 성적표는 꽤나 실망스럽다. 1회를 8.0%(TNS미디어코리아)로 시작한 ‘푸른 물고기’는 2회는 6.5%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태양의 남쪽’ ‘그린로즈’에 이은 김수룡 감독의 미스터리 멜로 3부작의 완결편에 해당하는 ‘푸른 물고기’는 미스터리물의 특성상 아직은 복선을 까는 과정이기는 하다. 극이 진행되면서 점차 흥미를 더할 것이라는 기대는 있지만 1, 2회의 성적은 제작-출연진에게 심기일전을 요구할 수준이다. 2001년 SBS TV ‘여인천하’ 이후 6년만에 돌아온 강수연도 MBC TV 주말드라마 ‘문희’에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8일 저녁 방송된 ‘문희’는 12.1%를 기록, 경쟁작인 KBS 2TV ‘행복한 여자’(29.3%)에 비해 한참이나 뒤졌다. 그 동안 영화 작업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던 강수연의 드라마 출연이라 많은 기대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결과는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01년 방송된 KBS 2TV ‘명성황후’ 이후 6년만에 ‘사랑에 미치다’로 돌아왔던 이미연도 활짝 웃지는 못했다. KBS 1TV ‘대조영’과 MBC TV ‘하얀거탑’을 만나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두 드라마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 4월 1일 마지막회 시청률 9.5%로 막을 내린 ‘사랑에 미치다’는 일부 열성팬들에겐 ‘폐인 드라마’ 수준의 지지를 얻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데는 실패했다. 이들 세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돌아온 여배우’들의 여전한 미모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강수연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고생 연기를 할 정도였고 이미연과 고소영도 세월이 비켜간 외모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 충격이 곧바로 시청률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공통점도 있다. 돌아온 모습을 보기 위해 잠시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긴 했지만 좀처럼 드라마 자체에 깊이 빠져들지는 못하고 있다. 세 드라마의 장르가 모두 순수 멜로드라마라는 특징도 있다. 돌아온 그녀들이 멜로 연기를 하는 모습을 이미 수년 전에도 숱하게 봤기 때문인지, 완숙한 연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반응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이에 반해 작년 여름 ‘돌아와요 순애씨’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친 박진희나 ‘외과의사 봉달희’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은 이범수 같은 경우는 달랐다. 박진희는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범수는 기존의 코믹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호통 이미지’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워 안방 진출에 성공한 박진희와 이범수의 경우는 고전하고 있는 ‘돌아온 그녀들’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100c@osen.co.kr 왼쪽부터 강수연 이미연 고소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