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국영화는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개봉작들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 개봉했던 한국영화들은 줄줄이 외화에 밀려 흥행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영화가 4월에 들어 봄을 맞고 있다. 차승원-유해진 주연의 ‘이장과 군수’에 이어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장과 군수’는 차승원 유해진 콤비를 앞세운 코미디영화. 지난해 영화 ‘국경의 남쪽’으로 흥행에 쓴 맛을 봤던 두 배우는 장기라고 할 만한 코믹 연기로 복귀했다. 후줄근한 마을 이장이 된 차승원과 소신있는 군수 유해진의 벌이는 대결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연애의 목적’ 한재림 감독의 신작 ‘우아한 세계’는 평범한 가정을 꿈꾸는 조폭 가장의 이야기다.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폭을 소재로 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조폭의 이야기가 아닌 가장으로서 주인공 강인구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예기치 않은 상황과 송강호 특유의 대사는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장과 군수’ ‘우아한 세계’가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되찾은 데 이어 박해일 박솔미 성지루가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이 12일 개봉해 국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9일에는 박신양이 아빠가 된 ‘눈부신 날에’, 전작을 넘어선 웃음을 선사할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장애인의 시각에서 그려진 ‘파란 자전거’, 김기덕 감독의 14번째 영화 ‘숨’이 개봉한다. 26일에는 박광정 정보석 조은지 주연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정진영 최우혁 주연의 가족영화 ‘날아라 허동구’가 개봉 대기 중이다. 5, 6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대공습에 앞서 크게 위축된 한국영화들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