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공백을 깨고 브라운관으로 속속 복귀한 30~40대 여자 스타들의 우열이 드러나고 있다. 드라마 시청률을 기준해서다. 각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시청자 반응까지 더하면 성적표가 나온다. 그 중간 결과는 어떨까? 불륜녀로 돌아온 김희애(39)가 선두로 나서는 분위기다. 늘 정숙하고 청초한 모습으로 기억됐던 그 여자, 김희애는 이번 SBS TV 월화극 ‘내 남자의 여자’(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에서 파격적인 노출로 완전히 변신했다. 허벅지 끝선을 겨우 가리는 꽃무늬 프린트의 미니 나이트 가운, 깊게 파인 가슴 안으로는 란제리의 레이스가 살짝 엿보인다. 물기 어린 파마머리에 짚은 화장, 촉촉한 눈빛으로 친구의 남편인 대학교수(김상중)를 뻔뻔히 유혹하는 여자. 김희애는 독하면서 여리고, 요염하면서 신비스런 30대 후반의 농염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파티가 한창인 친구의 집 주방에서 불륜 상대와 벌이는 애정 행각은 기존 이미지와 오버랩돼 더 충격적이다. 그 덕분에 시청률은 쑥쑥 오르고 있다. 9일 밤 3회 시청률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14.3%, TNS미디어코리아가 12.8%로 전 주 1,2회의 10%대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월화드라마 1위를 지키고 있던 MBC 고현정의 ‘히트’를 목 밑까지 쫓아간 상황. 월화극 시장에서는 이다해 주연의 KBS 2TV ‘헬로 애기씨’가 10.5%를 기록하며 약세로 돌아섰고 ‘히트’는 17.1%로 불안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비해 '문희'의 강수연(42)과 '푸른 물고기'의 고소영(34)은 초 중반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강수연의 경우 농익은 연기가 여전하다는 평가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저공 비행중이다.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린 여고생부터 20대 중 후반 캐릭터를 소화하려다보니 무리가 따르고 있다. 아무리 피부, 몸매 관리를 잘해서 미모를 유지한다고 해도 세월을 거스를수없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 구태의연한 드라마 줄거리도 강수연의 연기 점수를 축내는 요인이다. 9년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고소영은 이제 막 스타트를 끊은 상태. 1,2회 시청률이 8%대에 머물렀고 '예전보다 연기력이 나아진게 없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찍는 듯한 비련의 여주인공을 맡았건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그녀의 톡톡튀는 매력과 오똑 선 콧날의 이미지를 붙들고 있는 게 문제다. TV를 보는 눈이 시원해질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진부한 이야기로 진행됐던 극 도입부도 역시 감점 요인. '푸른 물고기'가 미스테리 멜로를 지향하는 만큼, 극이 진행될수록 재미가 더할 것이란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돌아온 3040 빅스타 3인의 성적표, 현재로서는 김희애가 앞서고 강수연, 고소영은 뒤로 처지는 중인게 틀림없다. mcgwire@osen.co.kr 김희애(왼쪽부터, sbsi제공) 강수연, 고소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