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한 장면? 이게 진정 김희애의 모습?
OSEN 기자
발행 2007.04.10 10: 44

잔잔하던 안방극장이 순식간에 격투기장으로 변했다. SBS TV 월화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에서 김희애와 하유미가 제대로 치고 받는다. 여자들끼리의 싸움이라 하면 으레 머리채를 붙잡고 흔드는 게 상례이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좀 다르다. 프라이팬이 붕붕 나는가 하면 주먹이 쭉쭉 뻗고 급기야 유도의 업어치기 기술까지 등장한다. 격렬한 격투신의 주인공은 조신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희애, 그리고 하유미다. 사실 하유미가 김희애를 업어치기로 내동댕이치는 장면은 이미 몇 차례 예고편에 등장했다. 그런데 정작 실제 장면은 보여주지 않아 시청자들은 ‘예고편 낚시질’이냐며 볼멘소리도 했다. 그랬던 장면이 10일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공개될 예정이다. 내용은 뻔하다. 제부와 바람이 난 화영(김희애 분)을 찾아간 은수(하유미 분)가 실랑이를 벌이다 말이 통하지 않자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다. 문제는 그 몸싸움의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데 있다. 지난 3월 21일 밤 SBS 일산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김희애와 하유미는 ‘한 밤의 전투’를 시작했다. 무술 전문가를 초빙해 상대를 움켜잡는 방법과 아프지 않게 메다꽂는 기술을 익혔다. 그 동안 건강을 위해 틈틈이 킥복싱 도장을 다닌 하유미의 숨은 실력이 발휘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윽고 강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특수 제작된 프라이팬이 날았다. 김희애가 하유미를 가격한 것이다. 5번의 NG 끝에 OK사인이 떨어졌고 하유미는 아무리 특수 제작된 소품이라 해도 머리가 얼얼했다. 다음은 하유미의 반격 차례. 업어치기로 김희애를 한방에 제압해야 한다. 김희애의 대역도 미리 대기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 장면에 대역을 쓸 배우들이 아니다. 반복되는 NG에 몸은 늘어졌지만 두 배우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런 역경을 거쳐 문제의 ‘업어치기’ 장면이 완성됐다. 녹초가 된 두 베테랑 배우는 서로를 보고 씩 웃으며 “오늘 촬영은 왜 이리 힘들지?”라고 한마디 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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