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호나우두, '공공의 적' 에서 '맨유의 마법사'로
OSEN 기자
발행 2007.04.11 05: 40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이하 C. 호나우두)가 마법을 부린다면 우리는 4강에 올라갈 것이다'. 웨인 루니가 지난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이다. 그의 희망은 24시간이 지난 이후 경기장에서 그대로 실현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4강에 올라섰다. 루니가 언급했던 C. 호나우두의 '마법' 덕분에. 11일 새벽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린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AS 로마와의 경기에서 C. 호나우두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주며 마법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그가 첫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까지 10분이면 충분했다. 전반 10분 C. 호나우두는 터치라인 오른쪽에서 만시니를 앞에 두고 개인기를 부리며 상대 허리를 흔들었다. 이 결과 AS 로마 허리 중앙에 공간이 생겼고 C. 호나우두는 이를 놓치지 않고 패스했다. 공을 잡은 마이클 캐릭은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해 골로 연결했다. 이후 전반에만 2골을 더 뽑아낸 맨유는 3-0이 되면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뭔가 불안했다. AS 로마의 공격력으로 봤을 때 언제든지 골을 넣어서 원정골 싸움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C. 호나우두의 마법이 나왔다. 전반 44분 긱스의 전진 패스를 받은 그는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안 키부를 앞에 놓고 반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해 골네트를 가른 것이다. 경기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후반 3분 C. 호나우두는 한 골을 더 넣으며 한 번 더 AS 로마의 추격의지를 꺽었고 결국 7-1의 대승을 이끌어냈다. 이 날 '마법'을 보여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는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다 날리기도 했다. 지난해 부친상과 성폭행 추문에 이어 잉글랜드와의 월드컵 8강전에서 윙크 파문으로 인해 공공의 적이 되기도 했지만 실력으로 모든 뒷이야기를 잠재운 것이다. 여기에 맨유를 이끌며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려놓았다. 잉글랜드에는 해리 포터라는 대단한 마법사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맨체스터에서만큼은 해리 포터보다 C. 호나우두가 대표 마법사로 여겨질 것이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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