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쪽 볼을 던져야 한다". 서정환 KIA 감독이 젊은 소방수 한기주(20)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기주는 시범경기부터 매번 주자를 내보내는 등 아슬아슬한 피칭을 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0일 광주 현대전 1-1 연장 10회초 1사후 소방수로 등판했지만 4안타를 맞고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153km짜리 직구도 안타로 연결됐다. 경기 후 서 감독은 "계속 이렇게 던지면 못쓰지 않겠는가"라면서도 "구위가 나쁜 것은 아니다. 구위가 나쁘면 바로 바꾸겠지만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며 여전히 신뢰를 보여주었다. 구위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서 감독은 한기주가 확실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로 정신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를 꼽았다. "아무래도 올해 처음 소방수로 나서기 때문에 정신적인 부담이 있지 않겠는가"고 말했다. 자신이 무조건 막아야 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완전한 구위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로는 "몸쪽 직구를 완전히 이용하지 못한다. 상대 타자들은 몸쪽 직구를 포기하고 바깥쪽만 노리고 들어오는데 몸쪽을 못던졌다"고 분석했다. 몸쪽은 잘못 던지면 장타로 연결되는 데다 사구 위험도 있다. 이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바깥쪽 승부를 펼쳤고 볼이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 감독은 "아무리 한복판이라도 직구가 쉽게 맞는 것을 보면 투구 습관이 노출된 것 같아 정밀 체크를 지시했다"며 다른 가능성도 경계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한기주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아직은 젊은 선수이니 맞으면서 크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스스로 위안하기도 했다. sunny@osen.co.kr 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