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우리만 미워해". 문학 홈 개막전이 열린 지난 10일 기자실에 들른 명영철 SK 단장은 마침 TV로 중계되던 부산 롯데-LG전을 보다 불쑥 '속내'를 드러냈다. 개막 3연승에다 무난한 날씨가 어우러지며 만원 관중을 만끽한 롯데에 대한 부러움이 담긴 한마디였다. 반면 오프시즌 내내 전사적으로 '스포테인먼트' 마케팅을 펼친 SK는 '진인사 대천명'을 실감해야 했다. 당초 SK는 개막전에 최소 2만 명은 예상하고 있었다. 인천팬의 기대가 남다른 데다 SK 와이번스와 돈독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GM 대우의 단체 관람도 예정돼 있어서였다. 그러나 오후 4시반 무렵부터 내리던 비는 예상을 깨고, 경기 초반까지 쉴 새 없이 내렸다. 최신식 문학구장이 아니었다면 우천 탓에 잠실 홈 개막전을 미뤄야 했던 두산의 전철을 밟을 만한 상황이었다. 날씨에 따라 관중 동원이 요동치는 한국적 현실을 새삼 실감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SK의 홈 개막전 최종 집계 관중은 1만 4245명에 달했다. 비가 멎은 뒤 인천팬들이 지속적으로 문학구장에 들어와 막판 스퍼트를 낸 덕에 '선방'할 수 있었다. 실제 SK의 홈 개막전은 루키 좌완 김광현의 데뷔전이어서 관심을 증폭시켰다. 문학구장 기자실 방 3개가 전부 가득찰 정도로 미디어의 주목을 끌었다. 입단 이래 김광현 홍보에 전력투구해 온 SK 구단은 데뷔전을 맞아 '김광현의 프로필, 주요 경력 및 전훈 캠프 때부터 시범경기에 이르는 갖가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메이저리그 구단이 제공하는 '게임 노트'에 필적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김광현이 4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 강판했음에도 경기 도중 김광현의 코멘트를 현장 취재진에게 전했다. 마치 요미우리 구단이 홈런을 친 선수를 실시간 인터뷰, 홈페이지에 소감을 올리는 것과 흡사한 방식이었다. 아울러 SK는 개막전을 맞아 3루 내야측의 띠 전광판과 1루 복도의 '와이번스 랜드' 개장식도 열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승리보다는 감동'을 팔려는 SK 프런트의 흔적이 보였던 홈 개막전이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