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타' 전준호, "20대와 똑같이 경쟁하겠다"
OSEN 기자
발행 2007.04.11 09: 14

회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개구단 최고령 톱타자로 뛰지만 실력은 20대 청춘들 보다 뛰어나다. ‘한국의 리키 헨더슨’을 꿈꾸는 현대 좌타 외야수인 ‘대도’ 전준호(38)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전준호는 지난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서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 김시진 감독의 데뷔 첫 승에 밑거름이 됐다. 이날 톱타자로 출장한 전준호는 1-1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후 KIA 마무리 투수 한기주의 153km짜리 강속구를 때려 안타로 출루한 후 후속타로 홈인, 결승 득점을 올렸다. 전준호의 활약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현대가 4-1로 승리. 전준호는 지난 주말 롯데전서 현대가 3연패를 당할 때도 홀로 분전했다. 그러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으나 이날 KIA전서는 소금같은 안타로 김시진 감독의 데뷔 첫 승에 기여했다. 전준호는 10일 현재 14타수 8안타로 5할7푼1리의 고타율을 마크, 김창희(삼성, 0.615)에 이어 타격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아직 주특기인 도루는 한 개도 없지만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침체된 현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첫 승을 거둔 후 “두 준호가 잘해줬다”며 첫 승을 바친 야수 전준호와 선발 투수 전준호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선발 투수 전준호는 6⅓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지난 2월 미국 전지훈련 중 전준호와 나눈 일화를 들려줬다. 어느날 저녁 김 감독을 찾은 전준호는 “감독님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젊은 선수들과 똑같은 기회를 주십시오”라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고 한다. 이에 김 감독은 “너는 검증된 선수다. 똑같이 기회를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전준호가 감독과 독대한 것은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 대개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출장시키는 경우가 많아 40대에도 선수 생활을 하려는 전준호로서는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전준호는 주특기인 도루는 예전만 못하지만 방망이는 여전히 매서움을 갖고 있다. 따라서 공격의 돌파구를 여는 톱타자로서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109게임 출장 중 절반 정도 주전으로 나오고 절반은 대타나 대수비로 출장, 타율 2할8푼7리를 기록했다. 감독의 믿음에 실력으로 보답하고 있는 전준호다. 이제 개막 초장이지만 젊은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준호가 ‘회춘타’를 선보이고 있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