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연기자 임채무의 변신이 대단하다. 이경규 제작의 코미디 영화 '복면달호'에서 온 몸에 용 문신을 새기더니 MBC 아침드라마 '내곁에 있어'로 소아과 전문의를 연기했다. 이번에는 김수미와의 로맨스 '못 말리는 결혼'이다. 예능프로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그의 변신 컨셉트 1호는 '코믹 캐릭터'. 1973년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개인 사업 관계로 잠시 브라운관을 떠났다.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을 도맡았던 그에게 몇년 공백은 치명타였고 어느덧 중년을 넘어서면서 점차 시청자들과 PD들 기억에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한방에 되살린 건 한 아이스크림 CF. 인기 축구 국제심판을 제대로 패러디한 이 CF 한편을 찍고서 졸지에 코미디의 달인이 됐다. '복면달호'에서 연예기획사 사장 역을 맡고는 타투 전문가에게 7시간을 혹사당한 끝에 상반신에 용문신까지 새겼다. 영화속 락커를 꿈꾸는 봉달호(차태현)을 트로트 가수로 데뷔시키려고 협박과 회유를 일삼는 큰소리기획 장사장을 연기하는 데 꼭 필요한 소품(?)이 문신이었다. 노래에도 남다른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MBC 경영센터 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던 ‘내 곁에 있어’ 제작발표회에서 임채무는 “가수도 해보고 싶다”고 깜짝 고백했다. “좋은 드라마는 아무리 인기를 얻어도 1,2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드라마 ‘사랑과 진실’에서 내가 불렀던 주제곡은 지금도 노래방에 가면 언제든 부를 수 있고 많이들 기억해주신다”며 “노래는 인류가 있는 한 살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채무는 또 “드라마 주제곡을 불렀을 당시 탤런트 치고는 노래를 잘한다는 평을 받았다”며 “안그래도 지금 얘기가 오고가고 있다. 기존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해서 부르는 한이 있더라도 노래는 계속 하고 싶다”고 가수로서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욕심많은 연기자 임채무가 새로 도전한 영화 '못 말리는 결혼'은 유진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한다. 풍수지리 전문가 박지만 역을 맡아서 강남의 럭셔리 부인 김수미와 '서로 사돈 안맺기'를 위해 아들 딸의 사랑 을 방해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너무 다른 집안이라서 사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임채무와 김수미, 엽기적인 방해 공작을 펼치는 와중에 중년의 사랑이 싹틀 지 어떨 지.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중년 배우 임채무가 새로운 코믹 연기의 달인으로 각광받고 있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