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삼국시대. 촉의 유비는 위나라 조조의 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오와 손을 잡았다. 100만 대군의 조조군을 물리치기 위해 유비측이 준비한 계책은 연환계에 이은 화공. 동남풍이 불어야 화공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때는 동짓달이라 동남품은 어림도 없는 이야기. 하지만 제갈공명은 끝내 바람을 불러 조조를 물리쳤다. 2007시즌을 맞는 KTF의 심정이 바로 이럴듯 하다. 강민 박정석 홍진호 조용호 이병민 등이 버티고 있는 기존의 경험 많은 선수들에 프로토스의 전설인 '가림토' 김동수를 영입했고, 온라인 연습생을 포함 선수단을 30명 가까이 늘리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과연 '프로리그 2006' 후기리그부터 감독을 시작한 김철 감독이 동남풍을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만이 남은 일이다. KTF의 2007시즌 목표는 '우승'. '레알 마드리드'라 불렸던 KTF지만 그동안 유달리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6시즌 후기리그에는 10위까지 추락하며 자존심을 구길대로 구겼다. 2007시즌 KTF의 달라진 점은 전체적인 전력 구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는 점이다. KTF의 각 라인별 전력을 확인해보자. 전통적으로 KTF는 프로토스와 저그라인이 막강했다. 프로토스라인은 올해도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몽상가' 강민, '영웅' 박정석에 김동수가 가세한 프로토스 진영은 12개 프로게임단 중 1, 2위를 다툰다. 여기다 신예 장주현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프로토스 진영에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반면 강력했던 저그라인은 약세로 돌아섰다. '폭풍' 홍진호, '목동' 조용호, 김세현이 버티고 있던 저그라인은 후반기 삽시간에 무너지며 KTF를 10위까지 주저앉게 만들고 말았다. 2006시즌 후기리그에서 팀플레이에 주력했던 임재덕(3승 3패)이 가능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예전 강력했던 저그라인의 명예를 회복시킬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다만 새롭게 2007시즌부터 가세한 배병우가 듀얼예선을 통과하며 전력감으로 올랐다는것은 KTF로서는 한 가지 위안이다. 그동안 KTF 최대 약점으로 지목되던 테란라인은 동계훈련 과정에서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강력하게 변모했다. 테란 진영의 고질적인 약점은 장기전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극히 드물다는 것. 변길섭-이병민-김윤환으로 이어지는 테란 라인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훈련에 임해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이 자체적인 평가다. KTF 2007시즌을 전망한다면 '모 아니면 도'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전력에 누수가 없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급상승할 요소가 있지만, 약점을 보이고 있는 저그, 테란 진영으로 인해 전력이 일시에 무너질 허점도 안고 있다. 성적이 부진했지만 더욱 강력한 투자라는 마지막 카드를 쓴 KTF 프론트에서도 흡사 도박하는 심정으로 개막을 기다리는 처지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