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이 장악한 골밑에서 베테랑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팀을 챔피언결정전 으로 이끌고 있다. 울산 모비스의 '노장 듀오' 이창수(38) 김재훈(35) 이야기다. 모비스는 정규 시즌에 이어 '원투펀치'인 양동근과 크리스 윌리엄스가 공격을 주도하고 이병석과 김동우 등이 1차전과 2차전에서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면서 4강 플레이오프서 대구 오리온스에 2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 외에도 이면에는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 바로 이창수와 김재훈. KBL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2, 3쿼터에 오리온스의 외국인 선수와 젊은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수비를 보이면서 팀의 활력을 불어 놓고 있다. 특히 표필상(39, 인천 전자랜드)에 이어 프로농구 2번째 최고령 선수인 이창수는 정규시즌 동안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모비스가 역전승을 거둔 2차전서 활약이 빛났다. 2쿼터 단 10분 동안 경기에 나섰지만 4득점과 함께 결정적인 공격 및 수비 리바운드를 1개씩 걷어내며 골밑에서 윌리엄스의 든든한 조력자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한편 김재훈도 짧은 출장 시간이지만 고비마다 나오는 중거리슛이 오리온스에 귀찮은 존재로 부각됐다. 김재훈은 정규리그 막판부터 주전 선수들의 휴식을 위해 경기에 나서곤 했다. 주로 이병석 김동우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의 대체 요원으로 코트에 섰다. 김재훈은 용산고와 연세대 시절 중거리슛 능력이 있는 센터로 각광받았다. 신장(193cm)이 크지 않아 프로에서는 마땅한 자리가 없었지만 노마크 찬스에서는 어김없이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는 김재훈을 상대 팀으로서는 그냥 내버려 두기가 어렵다. 이런 '노장 듀오' 이창수와 김재훈의 활약에 유재학 감독의 고민도 줄어들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선수구 성면에서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출장할 수 없는 2, 3쿼터에는 거의 윌리엄스를 내보내기 때문에 그의 체력 부담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창수와 김재훈이 팀 기둥인 윌리엄스의 체력을 보전하면서 이들은 팀에 소금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장 듀오'가 11일 저녁 대구에서 벌어지는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모비스의 3연승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이창수-김재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