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번, 두 가지 '괴력'으로 에이스 증명
OSEN 기자
발행 2007.04.12 08: 13

소문만 무성했던 SK 와이번스 제1선발 케니 레이번이 지난 11일 삼성과의 문학 홈 등판에서 '두 가지 괴력'을 드러냈다. 첫째는 투구 리듬이다. 레이번의 직구 스피드는 '평시' 상황에서 130km대 후반을 맴돌았다. 그러다가도 고비다 싶으면 직구 구속이 확 증가했다. 1회 심정수를 삼진아웃 잡을 때 풀 카운트에서 구사한 결정구는 147km가 문학구장 전광판에 찍혔다. 또 유일한 실점 순간이던 4회, 1사 만루로 몰리자 속도는 144~146km로 올라갔다. 특히 볼넷을 내줬으나 김재걸을 상대할 때 30km 이상의 구속차를 나타내는 직구-커브를 교대로 배합하는 완급피칭을 선보였다. 시즌 초반이고 날씨마저 궂은 악조건에서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능력을 발산한 것이다. 한국 타자들을 한 수 내려다보고 던진다고 볼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놀라운 점은 투구수다. 레이번은 6회까지 102구를 던졌다. SK도 7-1로 앞서 교체를 예상할 시점이었다. 그러나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8회까지 막아냈다. 총 투구수는 131구에 달했다. 여기서 더욱 경악할 부분은 8회 들어서도 구속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성근 SK 감독조차 "6회 이후가 더 좋았다"라고 평할 정도였다. 레이번은 경기 후 "한국 첫 승을 거두게 돼 정말 좋은 밤이다. 3루수 최정이 훌륭한 수비로 도와줬다. 감독이 나가라면 언제든지 던진다. 1게임에 140개 정도까지는 던져 본 적이 있다. 보통은 100개 전후로 많이 던졌다. 감독이 팀을 위해 (중간이 안 좋으니까) 더 던져 줄 것을 요구했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항상 감독의 말을 존중하고 따를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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