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욱한 안개를 벗어날 일만 남았다. SK텔레콤 T1앞에 가득 끼어 있는 안개는 '황제' 임요환의 군 입대에서 시작됐다. 곧이어 팀내 주축이었던 성학승도 입대하면서 전력공백은 더욱 가중돼 SK텔레콤의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이런 점에서 SK텔레콤은 올시즌 가장 주목받는 팀이다. '오버 트리플 크라운'에 빛나는 강호 SK텔레콤의 명예를 이어가느냐 아니면 약체로 전락한채 과거의 영화만 꼽씹고 있느냐. 아직 어떤 결론도 내리기는 힘들다. 안개를 뚫고 명쾌한 해답을 내릴 능력은 신만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T1의 전력에 대한 평가도 조심스럽다. 우선 SK텔레콤에 가장 다행인 점은 강력한 자랑인 테란 라인이 살아났다는 것이다. 사실 SK텔레콤 테란 진영의 힘은 가장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언제나 든든하게 팀의 기둥역할을 하던 임요환이 빠진 빈자리를 '괴물' 최연성이 부활하면서 해결했다. 최연성의 부활로 주훈 감독과 서형석 코치는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최연성의 컨디션 회복은 전상욱, 고인규 등 나머지 테란들의 능력까지 끌어올릴 거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 결국 최연성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또, 박용욱 박태민 등 다른 종족 에이스들에게 벤치의 기대가 크다. SK텔레콤은 2007시즌부터 내부 경쟁체제를 강화해 선수들의 연봉이나 네임 밸류에 의지하지 않고, 엔트리를 구성중이다. 그 첫 번째 여파가 2006시즌 팀 기여도 1위인 김성제의 로스터 제외. 박재혁 송호영 권호영 오충훈 등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아직 믿음을 주긴 이른 상황에서 쓸만한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논리를 보여줬다. 주훈 감독과 서형석 코치는 2006시즌 하반기 부진의 원인을 1군과 2군사이에 중간 라인의 공백을 지적했다. 즉 프로리그에서 팀의 허리를 책임졌던 임요환과 성학승의 공백의 여파가 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SK텔레콤은 2006시즌 하반기와 비시즌 기간동안 신예들의 성장에 총력을 기울였다. 주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 이번 시즌 우리는 70% 이상의 성적으로 광안리 직행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06시즌 하반기 극도로 부진했지만 대대적인 뇌수술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2007시즌 SK텔레콤을 기대하셔도 좋다"고 우승을 장담했다. 서 코치는 "지난번 드래프트를 마지막으로 T1은 자체 선수 성장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온라인 연습생 선발은 자제하고, 순수하게 드래프트를 통한 영입만 있다"며 겨우내 훈련성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했다. SK텔레콤 T1의 성적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도 큰 편차가 있다. 우승후보 내지는 4강 전력이라는 평가와 약체팀이라고 꼽는 경우도 있다. 각 계의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SK텔레콤에는 '오버 트리플 크라운'을 이끈 주훈 감독과 서형석 코치가 있다. 여기에 T1 특유의 정신력이 더해지고 신구의 절묘한 조화가 이루어진다면 최상의 성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