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츠 선발 균열조짐, 박찬호 희망의 빛줄기?
OSEN 기자
발행 2007.04.13 02: 40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마이너리그에서 와신상담하고 있는 박찬호(34.뉴욕 메츠)에게 조금씩 희망의 빛줄기가 비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개막 첫 주 동안 예상과 달리 탄탄한 실력을 과시했던 뉴욕 메츠 선발진에 균열이 엿보이고 있기 때문. 우선 메츠의 3선발로 올 시즌을 시작한 존 메인의 투구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원정경기에서 7이닝 1피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펼쳤던 메인은 10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부진했다. 4⅔이닝 동안 제구력 난조로 볼넷 6개를 허용하는 등 5피안타 2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당시 경기는 메츠가 압도적인 타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11-5로 승리했지만 코칭스태프에게 근심이 없을리 없었다. 더 큰 문제는 4선발 올리버 페레스다. 그렇지 않아도 들쭉날쭉한 제구력으로 코칭스태프를 괴롭혀온 페레스는 12일 필라델피아전서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단 2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7개나 허용하는 '릭 앤킬 수준'의 컨트롤로 패전투수가 됐다. 안타는 1개 밖에 맞지 않았지만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함에 따라 조기 강판될 수밖에 없었다. 페레스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부터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으로 악면 높았던 인물. 처음에는 경력이 쌓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물론 이제 시즌 초반인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우려감은 증폭되고 있다. 앤킬을 결국 고쳐내지 못한 데이브 덩컨 코치처럼 릭 피터슨 투수 코치도 페레스의 고질병을 치유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분위기가 뉴욕쪽에선 팽배하다. 여기에 5선발로 지목된 신예 마이크 펠프리 역시 시범경기 후반부터 이유 모를 부진에 시달림에 따라 메츠는 '의지할 수 있는' 베테랑 선발요원이 절실하다. 현재 메츠에는 만약을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2명의 '예비군'이 있다. 바로 박찬호와 롱릴리프를 맡고 있는 애런 실리다. 스스로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인 박찬호는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부터 제 모습을 찾아가면서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트리플A 시즌 첫 등판에서는 6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펼치기도 했다. 비록 마이너리그 경기였지만 그의 관록을 유감없이 입증한 경기였다. 불펜요원으로 2경기(5⅓이닝)에 등판한 실리도 중간 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메츠는 이달 중순부터 5선발을 필요로 한다. 일단은 펠프리가 승격될 예정이지만 머지 않은 장래에 또 다른 선발요원을 확보해야 한다. 메츠는 기존 로테이션의 일부를 대체할 시점에서 박찬호와 실리를 놓고 양자택일할 계획이다. 뉴올리언스에서 칼을 갈며 기다리고 있는 박찬호로선 조금만 더 땀을 흘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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