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고민이 시작됐다. 요미우리 이승엽(31)과 주니치 이병규(33)가 상대의 집중 견제에 힘겨운 행보를 하고 있다. 상대투수들이 좋은 볼은 절대 안주는 '도넛 공략법'에 애를 먹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해 41홈런을 터트린 요미우리 4번 타자라는 상징적인 조건, 이병규 역시 데뷔 첫 해부터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용병타자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상대투수들이 유난히 집중력을 갖고 덤벼든다. 이병규는 9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마감하고 3경기 연속 무안타의 침묵에 빠져있다. 그사이 타율은 2할9푼8리로 떨어졌다. 이승엽은 안타는 곧잘 터트리지만 홈런 2개로 홈런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타율은 2할8푼3리, 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타석의 볼배합도를 보면 한복판을 중심으로 들어오는 볼이 거의 없다. 상하좌우 외곽만을 살짝 걸치는 도넛 형태의 볼배합으로 공략받는다. 상대 투수들이 유난히 신경써서 던지기 때문에 실투도 나오지 않는다. 왼손투수들이 나오면 주로 바깥쪽 변화구를 집요하게 던진다. 직구는 몸쪽 높은 쪽으로 뿌린다. 공격적인 이병규의 경우는 높은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인 포크볼 공략도 자주 받는다. 이승엽은 이미 개막부터 상대투수들의 경계인물 1호로 떠올랐으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 역시 "워낙 좋은 볼을 안주니 제대로 스윙을 못할 정도"라고 말할 정도였다. 견제가 심해져 풀스윙 보다는 짧은 스윙으로 안타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병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 팀들의 분석 작업이 끝났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병규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한신과의 3연전에서 무안타에 그쳤고 이전까지 없었던 볼넷 3개를 얻은 것이 방증. 유인구로 승부를 시작한 것이다. 어차피 이런 벽들은 넘어야 살 수 있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있듯 끊임없는 도전을 받고 난관을 넘어야 새로운 진화와 발전을 할 수 있다. 초반부터 쉽지 않은 숙제를 안게 된 '李들의 전쟁'이 비로소 시작된 듯 하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