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소방수' 정대현, 한국판 '미스터 제로'
OSEN 기자
발행 2007.04.13 10: 09

한국판 '미스터 제로'. SK 와이번스 잠수함 마무리 정대현(29)은 벌써 7⅔이닝을 투구했다. SK가 치른 6경기 중 3경기에 마운드에 올랐고, 이 중 2번은 연장전을 경험(전부 무승부)했다. '정대현 덕분에 2패를 피했다'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닝수도 그렇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여기서 정대현의 평균자책점이 0이란 사실이다. 탈삼진은 7개에 달하고, 피안타는 단 1개 맞았을 뿐이다. 그의 직구 구속이 130km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마무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근 SK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 초반부터 "레이번-로마노는 선발, 정대현은 마무리"라고 일찌감치 낙점했다. 이후 정대현은 오키나와 평가전부터 시범경기에 이르기까지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다. 가히 한국의 다카쓰 신고라 칭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도 뛰었던 다카쓰는 현재 야쿠르트 마무리로서 일본 프로야구 통산 276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는 일본 역사상 최고 마무리로 평가받던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를 훨씬 웃도는 역대 최다 세이브 숫자다. '나오기만 하면 막는다'란 의미로 그에게 붙은 애칭이 '미스터 제로'였다. 정대현은 지난해 74⅓이닝을 투구해 평균자책점 1.94를 남긴 바 있다. '본격 마무리는 처음'이라고 우려한 시선도 없진 않았으나 데이터를 고려할 때, 올 시즌 초강세는 별로 새삼스럽지 않다. 오히려 향후 관건은 김 감독이 얼마나 정대현에게 쏠린 '과부하'를 덜어주느냐에 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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