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몸담으면서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룬 친정팀과 만났다. 지난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로 둥지를 옮긴 김재박 감독이 13일부터 수원구장에서 친정팀 현대와 3연전을 갖는다. 1996년 감독으로 데뷔해 호성적을 올려 '명장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던 현대이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됐다. 어제까지 한 덕아웃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과 일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승리한 자만이 살아남는 생존이 걸린 세계이다. 이제는 적으로 만난 김재박 감독과 현대가 승리를 놓고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와 LG는 주초 원정 3연전에서 나란히 2승씩을 거둬 분위기가 좋다. 현대는 롯데와의 개막 3연패 후 광주 원정에서 KIA에 2승 1패를 거두고 홈으로 돌아왔다. LG는 상승세를 탄 롯데를 부산 사직 적지에서 만나 2승 1패로 누르고 올라왔다. 전임 김재박 감독의 기세를 꺾기 위한 선봉장으로 현대는 우완 김수경이 선발 등판한다. 김수경은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롯데전서 4이닝 5피안타 3사사구 6실점(2자책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펼치며 패전을 기록했다. 이대호에게 홈런 한 방을 맞는 등 지난 겨울 가다듬은 체인지업이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해 난타를 당했다. 그러나 김수경은 그동안 LG전에는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이번 등판서 첫 승을 노리고 있다. 김수경은 지난 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고전했지만 LG전에 3번 등판, 1승 1패에 방어율 1.93으로 호투했다. 이에 맞서 LG는 좌완 이승호가 시즌 첫 선발로 등판, 첫 승에 도전한다. 이번 현대전이 시즌 첫 등판으로 마수걸이 승을 따내며 산뜻한 출발을 보일 태세이다. 시범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충분히 휴식을 가지며 구위를 끌어올렸다. 또 이번 현대와 LG의 대결은 김재박 감독과 그 아래에서 최고 투수코치로 함께 했던 김시진 감독의 벤치 싸움도 볼만할 전망이다. 서로를 잘아는 양 감독이 승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전개할 태세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