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남성, 카리스마 강해야 뜬다
OSEN 기자
발행 2007.04.13 15: 23

KBS 2TV 드라마 ‘마왕’이 네티즌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치밀하게 얽힌 스릴러 스토리가 관심을 갖게 한다면 ‘마왕’의 두 남자 강오수(엄태웅 분)과 오승하(주지훈 분)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2년 전 드라마 ‘부활’에서 1인 3역 연기를 펼쳐 ‘엄포스’라는 닉네임이 붙은 엄태웅은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죄를 씻기 위해 범죄를 싸우는 강력반 형사 강오수 역을 맡았다. 최근 강오수는 자신의 주변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사건에 다가간다.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과거를 간직한 채 사건을 파헤치는 모습은 흡사 불과 같다. 지난해 MBC 드라마 ‘궁’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주지훈이 연기하는 오승하는 변호사로서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오승하의 표정은 늘 ‘차갑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정적이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오승하는 ‘마왕’의 불에 대항하는 물은 셈이다. ‘마왕’의 두 캐릭터의 인기는 최근 드라마를 통해 이미 예고된 것이다. 전문직 드라마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하얀거탑’의 장준혁(김명민 분), ‘외과의사 봉달희’의 까칠한 의사 ‘버럭범수’가 바로 그 예이다. 하지만 이런 남성 캐릭터는 사실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최근 여성들이 선호하는 현실의 남성상은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이들이 아니라 부드럽고 온화한 캐릭터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이지만 시청자들이 TV 속 강한 남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대리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과 똑같은 남성보다는 현실과 다른 양상의 남성을 TV 드라마를 통해 보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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