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老兵)은 살아 있었다. 삼성의 최고령 타자 양준혁(38)이 모처럼 승리를 이끌고 존재감을 보였다. 양준혁은 13일 광주 KIA전에 지명 3번타자로 나서 쐐기 투런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의 활약을 펼쳤다. 볼넷 1개도 골랐고 삼진도 한 개 당했다. 이날 활약으로 양준혁의 통산 타격 시계도 힘차게 돌아갔다. 311홈런(3위) 1205타점(1위) 1949안타(1위)로 불렸다. 특히 목표인 2000안타와 통산홈런 2위 이승엽의 324개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 양준혁은 2-0으로 앞선 5회초 2사3루에서 KIA 선발 이대진을 상대로 1,2루 사이를 꿰뚫는 우전적시타를 터트려 귀중한 한 점을 보탰다. 이어 7회초 2사1루에서는 KIA의 바뀐 투수 이동현의 2구(몸쪽 높은직구 139km)를 후려쳐 광주구장 오른쪽 외야담장을 넘기는 130m짜리 장외포를 날렸다. 양준혁의 결정타 두 방으로 삼성은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양준혁은 전지훈련 후반 왼손목 통증으로 개막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전날까지 19타수 1안타(10일 SK전 솔로홈런)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경기 전부터 프리배팅에 열중하더니 영양가 만점의 타격을 보여줘 회복기미를 보였다. 경기 후 양준혁은 "그동안 제몫을 못해 좀 미안했다. 홈런은 쳤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아직은 감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손목이 완전치 않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차분하게 밝혔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