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 년간 외국인 선수 운이 없었던 LG 트윈스가 올해는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검증된 투수 하리칼라(36)가 2경기 등판서 1승을 올린 데 이어 타자 발데스(34)가 서서히 방망이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하리칼라는 이미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뛰며 두 자리 승수를 올리는 안정된 선발투수감으로 인정을 받고 있어 걱정이 덜했다. 반면 발데스는 시범경기에서도 평범했고 정규 시즌 개막 후에도 이렇다 할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은근히 우려가 되던 터였다. 그런 발데스가 서서히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발데스는 지난 14일 수원 현대전서 현대 선발 김수경으로부터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한국무대 첫 홈런을 뒤늦게 신고했다. 이어 발데스는 3-3으로 맞선 7회에는 밀어내기 결승 볼넷까지 얻어내 팀 승리(5-4)에 기여했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무대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내 동양야구에 익숙할 것으로 예상했던 발데스가 이제야 빛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발데스는 홈런포를 날린 후 “홈런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매번 라인 드라이브성의 잘맞은 타구를 날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 홈런을 쳐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에서 뛰는 첫 해인 만큼 매일 낯선 투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하루 하루 게임이 새롭다. 게임에 나갈 때마다 상대 투수들을 익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한국무대 적응을 위해 힘을 쏟고 있음을 알렸다. 발데스는 14일 현재 타율 2할8푼에 1홈런 6타점으로 아직은 부족한 성적이지만 갈수록 안정된 타격을 펼치고 있어 코칭스태프와 LG 구단을 안도케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한 게임도 뛰지 않은 채 ‘먹튀’가 됐던 우완 투수 매니 아이바와 초반 반짝 활약하다 부상으로 드러눕고 중도 퇴출된 우완 투수 텔레마코로 마음고생이 컸던 LG로서는 발데스와 하리칼라의 안정된 플레이가 든든하기만 한 것이다. “이제 용병 덕을 볼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구단 프런트의 심정을 아는지 발데스는 “아직 목표를 크게 밝힐 때는 아니다. 매번 팀승리에 기여하는 게 지금 목표”라며 꾸준한 성적을 낼 것을 다짐하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