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완 부활 비결은 '김성한식 정오 특타'
OSEN 기자
발행 2007.04.16 10: 09

'정오의 특타'가 비결이었다. KIA-삼성 3연전이 열린 지난 주말 광주구장은 KIA 해결사 홍세완(30. 내야수)의 부활 무대나 다름없었다. 지난 14일 동점 투런홈런과 역전 결승홈런 등 연타석 홈런을 날려 7-6 역전극의 주역이 되더니 15일에는 2007시즌 첫 만루홈런을 작렬해 연승을 이끌었다. 홍세완은 이틀 동안 3방의 홈런으로 7타점을 거두고 단숨에 이재주와 함께 팀 내 타점 공동 1위가 됐다. 홍세완의 활약은 KIA 타순의 막혔던 체증을 단숨에 풀어주는 호재였다. 서정환 KIA 감독도 "홍세완이 달라지면 KIA 타선이 달라진다"고 해결사의 귀환을 크게 반겼다. 홍세완의 부활 과정에서 서 감독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서 감독은 김성한 MBC ESPN 해설위원(전 KIA 감독)의 해태 시절 유명했던 '정오의 특타' 일화를 통해 홍세완의 활약을 이끌어냈다. 서 감독은 13일 오전 11시 30분께 홍세완에게 불쑥 전화를 걸어 "뭐하냐, 오늘은 일찍 나와 방망이나 쳐보자"고 호출했다. 서 감독은 홍세완이 계속 부진하면 팀 타선도 침체에 빠지기 때문에 강도 높은 타격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 감독은 12시쯤 홍세완이 운동장에 나오자 거두절미하고 김성한 전 감독의 열정을 소개했다. "현역시절 김 감독은 복더위에도 한두 경기 방망이가 안맞는다 싶으면 낮 12시에 운동장에 나와 방망이를 돌렸다. 그때는 일반인들이 경기장에 없는 시간이어서 팬티만 입고 타격훈련을 했다"고 들려주었다. 이어 "김 감독은 배팅볼을 던져주던 직원이나 후배에게 짬뽕 한 그릇 사주고 볼 두 박스(300~400개)를 쳤다. 매일 누군가 특타를 하기 때문에 그들보다 더 일찍 나와야 혼자만 훈련할 수 있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렇게 한바탕 땀을 쏟고 나면 반드시 빗맞은 안타라도 나왔고 이를 계기로 타격감을 되찾곤 했다는 것이다. 서 감독은 또 홍세완에게 "김 감독은 훈련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요즘은 이런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타자들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 감독에게서 직접 이같은 에피소드를 전해 들은 김 해설위원은 옛 생각이 났는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홍세완은 그 말을 듣고 귀가 번쩍 틔였는지 사흘 내내 정오의 특타에 매달렸다. 첫날은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이튿날부터 장타력이 폭발,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홍세완도 "몸이 지칠 때까지 쳐보니 감이 생겼다"며 정오의 특타 효과를 인정했다. 이래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선배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