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대 선동렬, 최후에 웃는 자는? 단독 1위(5승 2무 2패)에 오르기 위해 SK 와이번스는 '적잖은 비용'을 치렀다. 삼성과의 연장 12회 무승부를 포함한 최근 4연전에 김성근 SK 감독은 마무리 정대현을 매경기 등판시켰다. 실제 정대현의 투구 내용은 뒤로 갈수록 안 좋았다. 결국 지난 15일 두산전에서는 첫 실점과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좌완 셋업맨 정우람은 팀의 9경기 중 벌써 8경기에 등판했다. 이밖에 윤길현 7경기, 정대현-이영욱 6경기, 가득염 5경기로 불펜 소모가 극심하다. 두산 3연전을 전부 역전승하긴 했으나 선발 송은범-김원형-김광현이 길게 던져주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다. 연장 12회 경기도 벌써 3번(1승 2무)이나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초반부터 1경기도 질 수 없다'는 김 감독의 성향 탓도 간과할 수 없다. 이 점에서 선동렬 삼성 감독과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지난 11일 SK전만 봐도 선 감독은 제1선발 브라운을 올릴 수 있었으나 5선발 임동규를 택했다. 그리고 초반 난타 당했음에도 교체 타이밍을 최대한 늦췄다. 그 다음날 연장 12회 무승부 경기 때도 선 감독은 마무리 오승환을 최대한 아끼고, 불펜진의 안배에 신경썼다. 정대현으로 밀어붙이다 정 안되니까 다른 투수를 쓴 김 감독과 대조되는 수순이었다. 그렇다면 SK는 정말 100m 주법으로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주자를 바꿔가며 레이스를 운용하면 되니까 불가능하지 않다. "팀 2개를 만들 수 있다"는 평을 들을 만큼 두터운 선수층을 김 감독은 최대한 활용할 복안인 듯하다. 지금 선수들이 지칠 때쯤엔 이진영-이호준-신승현-채병룡 등이 돌아올 수 있다. 오키나와 캠프 때부터 김 감독이 "4월이 승부다. 그 다음은 어떻게든 꾸려나간다"라고 언급한 점도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잘 나가지만 급속도로 소모되고 있는 선수들을 어떻게 갈아낄지 김 감독의 역량에 따라 좌우될 SK의 여름이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