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행운의 일타로 요미우리가 영봉패를 모면했다. 이승엽은 17일 고베시 스카이마크구장에서 홈경기로 열린 히로시마 카프와의 올 시즌 4차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0-3으로 뒤지고 있던 9회 2사 1루 상황에서 맞이한 네 번째 타석에서 히로시마 구원전문 나가카와 가쓰히로(27)를 상대로 중견수 뜬 공을 날렸다. 주자(다카하시 요시노부)가 투수 폭투로 2루에 진루한 다음에 나온 이승엽의 이 타구는 히로시마 중견수 나카히가시가 글러브에 넣었다가 놓치는 바람에 다카하시가 홈인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 타구가 실책으로 기록돼 이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히로시마와의 첫 3연전(4월10~12일)에서 11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별 재미를 보지못했던 이승엽은 구로다의 벽에 막혀 타율이 2할6푼2리(61타수 16안타)로 대폭 떨어졌다. 요미우리는 구로다의 역투에 휘말려 8회까지 단 2안타 무득점으로 철저히 눌렸다. 히로시마는 구로다가 9회 요미우리 선두 다카하시에게 안타를 내주자 곧바로 나가카와를 교체 투입, 3-1승을 이끌어냈다. 1회와 3회 두 타석에서 구로다의 위력적인 고속 슬라이더와 포크볼에 거푸 헛손질, 연속 삼진을 당했던 이승엽은 선두타자로 나선 7회에도 구로다의 포크볼에 타이밍을 잡지못하고 1루땅볼에 그쳤다. 1회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2루에 둔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했던 이승엽은 볼카운트 2-3에서 실랑이 끝에 구로다의 제 8구째 낮은 직구에 헛스윙, 선제 득점기회를 놓쳤다. 이승엽은 선두타자로 나선 3회에도 구로다의 자로 잰 듯한 제구력과 내외곽을 파고든 구로다의 빠른 공에 속수무책으로 삼진당했다. 일본 프로야구 정상급 우완투수인 구로다는 2005년 센트럴리그 다승 1위, 2006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명실상부한 히로시마 에이스. 이승엽은 지난 11일 구로다와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11일 경기에서 요미우리의 기무라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1-2로 완투패했던 구로다는 이 경기에서 절묘한 제구력과 볼 배합으로 요미우리 타선을 요리했다. chu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