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의 '눈물겨운' 관중 동원 노력
OSEN 기자
발행 2007.04.19 08: 38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는 독특한 구장이다. 지붕이 덮인 돔구장은 메이저리그에 흔해 빠졌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빅리그 29개 구장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점이 2가지가 있다. 프로스포츠 구단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전면 무료 주차장을 보유한 것이 첫째이고 둘째는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구장안으로 반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차비와 경기장 내 매점 매상은 구단 1년 매출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구장을 찾는 팬이라면 보통 10∼20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차를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다. 또 구장 안에서 이보다 많은 비용을 군것질 비용으로 써야 배 곯지 않고 약 3시간에 걸친 야구 경기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양키스타디움이나 최근 주차장 부지에 새 구장을 짓고 있는 셰이스타디움 등에선 때에 따라 주차료가 천차만별이다. 플레이오프 시기에는 주차료만 40달러 가까이 지불해야 한다. 크레딧 카드나 개인 수표는 받지도 않는다. 오직 현찰을 준비해야 한다. 늦게 구장에 도착해 주차장이 만원이면 아예 40∼50달러짜리 불법주차티켓 구입을 감수하면서까지 인근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는 팬도 적지 않다. 어떻게 보면 제 살을 깎아먹을 수도 있는 무료 주차장 운영을 시행한 배경에는 탬파베이 구단의 곤혹스런 처지가 자리잡고 있다. 탬파베이는 빅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인기 없는 구단 중 하나다. 2000년대 들어 한 번도 평균 2만 관중을 달성한 적이 없을 정도다. 자연히 플로리다 말린스, 캔자스시티 등과 매년 관중 입장 순위 꼴찌를 다툰다. 그래서 생각해낸 고육지책이 무료 주차장 운영이다. 지난 2005년 10월 '짠돌이 구단주' 빈스 네이몰리로부터 구단을 인수한 뉴욕 출신 투자 전문가 스튜어트 스턴버그 체제가 들어선 뒤 가장 먼저 시행에 옮긴 마케팅 전략이다. 구단을 인수한 이듬해인 2006년부터 공짜 주차장과 음식물 구장 반입이라는 전향적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직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2005년 1만 4052명이었던 평균 관중수는 무료주차장 시행 첫 해인 지난해 1만 6901명으로 약간 늘었을 뿐이다. 크리스 코스텔로 홍보팀장은 "앞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관중이 늘어날 때까지 우리의 전략은 계속된다"고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탬파베이는 탬파 클리어워터 그리고 트로피카나필드가 위치한 세인트피터스버그 일대를 부르는 말이다. '뉴잉글랜드' 또는 '영남' '호남'처럼 특정지역을 통칭하는 단어다. 세인트피터스버그와 탬파시를 가로 막고 있는 거대한 바다의 이름 역시 탬파베이다. 야구장을 찾는 팬이 적은 이유는 도시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주로 추운 동북부 지방에서 은퇴한 뒤 남은 여생을 따뜻한 곳에서 보내기 위해 이주한 사람들이 지역민의 대다수를 형성한다. 자연히 토박이가 드물고 이는 홈팀에 대한 '로열티'가 낮을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타주에서 건너온 사람들에겐 고향팀이 '우리팀'이다. 같은 연고지에 위치한 NFL과 NHL의 두 구단(탬파베이 바커니어스, 탬파베이 라이트닝)이 리그의 강자라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몇 년 전 슈퍼볼에도 진출했던 바커니어스와 요즘 한창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라이트닝에 비해 만년 하위팀 데블레이스는 관심 밖이다. 결국 해결책은 단순하다. 성적을 끌어올려 '이기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지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연고지 팀의 성적이 뛰어오르면 관심이 모아지고 관중수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에는 '옥터버(10월) 양키팬'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다가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시기만 되면 "나도 양키스의 오랜 팬"이라며 입장 티켓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말이다. 양키스와 비교해 여러 모로 열악하기 짝이 없는 탬파베이이지만 미래는 그다지 어둡지 않다. 젊은 유망주들이 나날이 성장해 가고 있고 팀의 지원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려는 노력이 대단하다. 천연잔디를 깔 수 없는 구장 특성을 감안, 이번 시즌 개막 전 1000만 달러를 들여 최신형 필드터프를 깔았고, 800만 달러 상당의 지출을 감수하고 새로운 비디오보드를 곳곳에 설치했다. 오너십이 바뀐 이후 공격적인 투자가 눈에 띌 정도다. 조금이라도 팬을 끌어들이려는 탬파베이의 노력이 언제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workhorse@osen.co.kr 트로피카나필드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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