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와 불합리를 보고 좀처럼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배우 윤기원이 연예계에 만연한 거품몸값에 대해 볼멘소리를 했다. 화살이 동료 배우들에게 돌아가는지라 아무나 쉽게 꺼내기 어려운 말이지만 윤기원의 거침없는 성격은 핵심을 일부러 비켜나지 않았다. 윤기원은 4월 19일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진행된 SBS 새 아침드라마 ‘사랑하기 좋은 날’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보면 대충 넘어가려는 배우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수면 가수답고 배우면 배우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과연 비싼 출연료를 받아가는 사람들이 제 몫을 하는지, 그 가치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배경이 있다. 윤기원은 최근 연극무대 경험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막을 올린 ‘인류 최초의 키스’에 참여했다. 그 무대에서 연기 열정 하나로만 똘똘 뭉친 배우들을 만나고 왔다. “연극무대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20시간 이상을 오로지 연기만 생각하는 이들을 봤다. 그러면서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모습들을 보니 연예계의 두 얼굴이 떠올랐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연예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지만 요즘에는 그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회당 수천만 원을 받는 배우에서부터 몇 십만 원도 받지 못하는 배우들까지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그 몸값을 제대로 해내는 배우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그렇지 않은 배우들을 보면 화가 치민다”고 열을 올렸다. 연극 출연을 계기로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가 됐다”며 스스로도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윤기원은 “받을 사람이 제 값을 받는 시스템이 정착됐으면 좋겠다. 거품이 있다면 걷어내야 하고 배우들이 반성할 것이 있다면 반성해야 한다.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 대충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극하는 선배들을 보니 고마우면서도 죄송하기 짝이 없더라”며 동료들과 연예계를 향해 할 말을 다했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