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조명감독, "오죽하면 스페셜 방송 하겠는가?"
OSEN 기자
발행 2007.04.21 09: 06

MBC ‘거침없이 하이킥’이 최근 한달에 한번 꼴로 편성하고 있는 스페셜방송분에 대해 시청자들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조명감독이 "오죽하면 스페셜 방송을 내려고 하겠는가?"라며 열악한 제작상황을 호소했다. 최근 '거침없이 하이킥'의 김태홍 조명감독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다른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엔지니어 동료들은 반문한다. 좀 더 쉽게 제작을 해서 빨리 촬영을 마쳐 일찍 끝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연출자의 욕심이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라며 주위 동료들의 말을 빌려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시청률이 20% 이상 나오니까 연출자가 좀 더 쉽게 제작을 하고 섬세한 부분을 두루뭉수리 처리하고, 스태프도 연출자에게 간간히 짜증을 내면 녹화는 보다 일찍 끝나고 못다 찍은 장면을 다음 주로 넘기는 일이 없을 것이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시트콤은 드라마와는 달리 극의 내용에 대한 연속된 중독성이 약한 장르이다. 지금 보면 즐겁고 꼭 내일 다시 보아야 하는 내용에 대한 중독성이 약하다. 오히려 웃음에 대한 내성이 생겨 비슷한 장면의 반복에는 웃음의 강도가 약해진다”며 드라마와 시트콤의 차이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또 “매일 다른 주제를 시트콤 속에 녹여 보여 주어야만 한다. 시청자는 매우 영리하다. 조금만 한눈을 팔면 바로 시청률로 응징을 가한다. 촬영일정에 밀려 재방 스페셜이 몇 번 나간 후 시청자의 반응은 매우 따가웠고 바로 시청률로 보여주었다”며 “오죽하면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제작자가 스페셜을 내려고 하겠는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연출을 맡고 있는 김병욱 PD의 고충을 대변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니 연출자는 끊임없이 내용과 소재에 대해 고민하고 애 태울 수밖에 없다. 녹화 시 스태프는 함께 식사를 하는데 연출자는 그 시간에 부조에서 혼자 김밥을 먹으며 콘티를 구성한다. 이러한 연출자에게 스태프가 힘을 실어주어야지 불만을 표출할 수 있겠는가?”라며 “얼마 전에 김병욱 PD가 녹화 중 새벽에 코피를 흘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매우 안타까운 장면이었고 힘든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 대단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예전의 시트콤은 보다 여유 있게 제작을 했지만 앞으로의 시트콤은 점점 어려워지고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판단된다. 왜냐하면 시청자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고 그런 시청자의 수준을 뛰어 넘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항상 뜨거운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마지막까지 ‘거침없이 하이킥’의 전진은 계속된다”고 끝을 맺었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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