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나 힘이 무쇠처럼 강한 사람'. 철인(鐵人)의 사전적인 의미이다. 22일 철(鐵)의 고장 포항에서 진정한 철인이 한 명 탄생했다. 바로 포항의 미드필더 김기동(35)이었다.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김기동은 K리그 통산 4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세우며 무쇠처럼 강한 선수임을 과시했다. 이 기록은 통산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필드 플레이어 최다 기록인 신태용의 401경기 출전에 1개 차이로 다가갔다. 최다 기록은 서울의 골키퍼 김병지가 가지고 있다. 그는 이날 경기까지 439경기에 출전했다. 김기동은 지난 1991년 포항에 입단해 17년째를 맞고 있는 현역 K리그 최고 연차 선수다. 홍명보(현 대표팀코치) 박태하(현 포항 코치) 황선홍(전 전남코치) 등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동기들이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팀의 주축 멤버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상이 많은 필드 플레이어 그것도 미드필더로서 이같은 기록을 세운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보다 5살 연상인 파리아스 감독도 "400경기 출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단한 선수다" 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기동이 이같이 오랜기간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몸관리' 덕분이다.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몸을 관리하는 그는 가족들로부터 '바른생활 사나이'로 불릴 만큼 철저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음식에 있어서도 철저히 영양을 생각하는 김기동은 체력에 있어서는 20대 선수들을 능가하고 있는 것. 실제로 시즌 전 가진 체력 테스트에서 김기동은 30여 명의 선수 중 6위를 차지하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같이 철저한 자기 관리 덕에 심각한 부상도 빠르게 털고 일어나는 모습이었다. 김기동은 지난 97년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지만 4개월 만에 일어났다. 그는 32세이던 2004년 또다시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했다. 당시 주위에서는 재기가 힘들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그는 재기에 성공했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김기동은 "400경기 출전은 생각지도 못했다" 면서 "자부심을 느끼다" 고 말했다. 그는 "현재 리그 최다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김)병지 형에게 몸관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며 "후배들도 자기 관리를 잘해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으면 좋겠다" 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제 김기동이 노리는 목표는 바로 시즌 20년을 채우는 것. 2010년까지 뛴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는 '철인' 김기동.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K리그의 역사가 되고 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