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특별기획 ‘케세라세라’가 지나친 우연과 배신 남발 등 통속적이고 진부한 이야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4월 22일 방송된 11회분에서는 은수(정유미)에게 사랑을 고백한 태주(문정혁)가 혜린(윤지혜)의 청혼을 받아들이면서 또다시 은수 곁을 떠나고, 자신을 버리고 태주에게 간 은수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준혁(이규한)은 은수에게 싫지만 않다면 자기 곁에 있어달라고 애원한다. 이렇게 해서 준혁이 혜린이의 가족모임에 은수를 데려가 정식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케세라세라’는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톡톡 튀는 대사로 마니아 팬들을 확보하고 호평을 받아왔던 드라마이다. 하지만 이번 주 방송된 10, 11회는 기존 드라마의 상황을 그대로 답습하듯 우연과 배신의 남발로 식상함을 안겨줬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케세라세라’ 주인공들의 만남의 장소는 엘리베이터이다. 만나면 불편한 은수-태주, 태주-준혁 등은 어김없이 엘리베이터 앞에만 서면 마주치고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혜린과 은수는 같은 부서에서 상사와 말단직원의 관계로 일을 하게 된다. 또 자신을 버리고 동생 혜린의 남자에게 가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은수를 여전히 잊지 못하는 준혁, 태주가 자신의 오빠 준혁에게 청혼까지 받은 은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붙잡기 위해 자신의 배경을 무기 삼아 청혼을 하는 상황, 결혼을 약속한 태주와 혜린이 함께하는 가족모임에 보란듯이 은수를 데려가는 준혁 등 상황설정이 기존 드라마에서 지겹도록 봐왔던 것들로 현실감이 떨어졌다. 물론 마니아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너무 재미있다”라는 호평이 많고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는 상황 등이 오히려 재미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초반 예측할 수 없는 대사로 신선함을 주었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지난친 배신과 우연의 남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11회분은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결과 8.2%로 여전히 한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