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7년차 동갑내기 라이벌인 롯데 4번타자 이대호(25)와 한화 4번타자 김태균(25)이 시즌 초반부터 불꽃튀는 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 23일 현재 이대호는 홈런 4개로 삼성 양준혁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고 김태균은 타점 14개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대호는 타점에서는 9개로 공동 6위에 랭크돼 있고 김태균은 홈런 3개로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이대호와 김태균이 각각 3할7푼7리, 3할2푼6리로 4위, 14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해 이대호가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점, 타율)을 달성하며 거침없이 질주할 때 김태균이 처져 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 겨울 김태균이 “2007년에는 이대호의 독주를 좌시하지 않겠다. 홈런왕에 오르겠다”고 선전 포고를 했듯 이대호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평소 절친한 사이인 둘은 스토브리그 연봉 재계약 때도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김태균이 먼저 2006년 2억 4000만 원에서 2007년 3억 1000만 원으로 역대 7년차 최고 연봉을 받게 되자 타격 3관왕을 앞세운 이대호가 1억 3000만 원(2006년)에서 3억 2000만 원(2007년)으로 단숨에 김태균을 추월했다. 이처럼 한국야구 최고타자를 꿈꾸는 두 거포가 시원한 홈런포를 앞세워 홈런 및 타점 부문서 각각 선두를 달리며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대호가 지난 21일 현대전서 150m짜리 사직구장 사상 첫 장외홈런포를 날리며 힘을 과시하자 김태균은 21일과 22일 SK전서 이틀 연속 대포를 터트리며 이대호를 추격했다. 프로 데뷔 초창기에는 김태균이 일찌감치 거포로 자리잡으며 앞서 나갔지만 지난해부터 이대호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추월, 올 시즌부터 ‘진검 승부’가 예상됐다. 작년까지 통산 성적에서는 김태균이 3할8리 타율에 117홈런으로 2할8푼, 79홈런인 이대호를 앞서고 있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진검 승부를 예고한 둘은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치열한 레이스를 펼쳐 야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과연 이대호가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2년 연속 달성하며 최고수의 위치를 지켜낼 것인지, 아니면 김태균이 거센 반격으로 이대호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인지 지켜볼 만하게 됐다. sun@osen.co.kr 이대호-김태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