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를 기반으로 한 세 남녀의 치열한 심리극인가, 불륜과 욕정으로 점철된 시청률 사냥꾼인가. SBS TV 월화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에 올 것이 오고 있다. 제작진이 주창했던 ‘세 남녀의 치열한 심리극’이 일부 비평론자들에게 불륜과 욕정을 앞세운 ‘시청률 사냥꾼’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속사포처럼 쏘아대지만 귀에 쏙쏙 들어오는 김수현식 대사, 김희애 배종옥의 소름 끼치는 연기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배우들의 격투신, 주연배우들의 주변에 포진한 다양한 가족군상이 주는 잔잔한 볼거리들, 이런 이유들로 드라마가 재미를 더해가는 사이 잠시 묻히고 있던 화두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드라마의 인터넷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비평론자들이 제기하는 요점은 결국 불륜과 욕정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내 남자의 여자’의 게시판에는 드라마에 대한 극과 극의 의견들이 한창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다. ‘역시 김수현이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은 반면에 ‘욕정에 사로잡힌 드라마’라는 혹평도 만만찮다. 김수현 작가의 치밀한 대사와 출연 배우들의 명연기는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다. ‘현실 같은 픽션 드라마, 역시 김수현이다’ ‘너무나 공감 가는 대사들…여자의 심정을 정확하게 잘 표현한 드라마’라는 반응들이 그런 내용들이다. 이에 반해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은 다소 과격하기까지 하다. 특히 극중 지수(배종옥 분)를 따랐던 옛 남자가 등장하면서 비평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여자가 남편의 불륜에 상처를 받아 맞바람으로 대응한다는 설정이 강한 거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설정들이 마음에 들지 않은 비평론자들은 ‘불륜으로 시작하는 남녀간의 사랑이 가족사랑을 물 먹이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사랑이라 했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뻔한 맞바람, 부부 문제를 다루는 단막극이라면 몰라도 살림만 하던 주부에게 갑자기 접근하는 남자설정은 좀 아니라고 본다. 지수가 맞바람의 유혹에 빠져버리면, 화영이보다 못한 싸구려에 불과하다’ ‘생활의 활력을 위해 외도도 한번쯤은 해도 괜찮겠지, 밥만 먹고는 못 살아 고기와 빵도 고루 먹어야 몸도 튼튼해지지, 라고 외치며 불륜을 강의하는 드라마 같다’는 볼멘소리들을 내고 있다. 이런 비판의 소리들은 어쩌면 이 드라마가 처음부터 각오했던 것들일 수도 있다. 항상 문제시 되어왔던 불륜이라는 소재를 채택했고 그 표현 수위는 전에 없이 높았다. 결국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길을 선택했던 제작진이다. 부쩍 높아진 비판의 목소리를 유명세로 치부할 수도 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당연히 제기되는 목소리로 넘길 수도 있다. 24부작 중에서 이제 겨우 7회가 방송됐을 뿐이라고 대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이 드라마를 보는 비판적인 시각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