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유희’ 인물 관계도, 도대체 몇 갈래야?
OSEN 기자
발행 2007.04.26 11: 27

복잡하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보는 것처럼 ‘마녀유희’(김원진 극본, 전기상 연출) 속의 남녀 관계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극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조금씩 관계가 정리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기본적인 구도는 마유희 한가인을 중심으로 채무룡(재희 분)과 준하(김정훈 분)가 펼치는 삼각관계다. 이 관계만 부각됐으면 지금처럼 복잡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천재 요리사 조니 크루거 역의 데니스 오가 가세하면서 관계도는 나무뿌리처럼 얽혀 들어갔다. 조니 크루거는 오랜 친구인 마유희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데 이를 알고 있는 무룡이 둘을 연결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 노력은 과연 진심이 담겨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모호하다. 오히려 무룡으로 하여금 마유희를 향한 연정만 도드라지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런데 조니 크루거 또한 이끌고 있는 여성 팬클럽이 보통이 넘는다. 우선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마리의 공세가 무섭다. 마리 역의 이채영은 보이시한 매력을 앞세워 조니 크루거를 향해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마유희의 대학 동창 한세라(황지현 분)의 공세 또한 만만치 않다. 둘은 크루거를 향해 노골적으로 구애를 펼치고 있다. 변수가 또 있다. 새롭게 또 한 명의 여자가 크루거를 향해 돌진한다. 크루거가 미국에 있을 때 사귀었던 전 여자친구 제니퍼 배가 5월 2일 방영분부터 등장한다. 엘리슨 역을 맡을 제니퍼 배는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모델 겸 배우로 1985년 미국으로 이민 가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예능 예술 학사 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태권도 합기도 검도 킥복싱까지 가능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제니퍼 배의 가세로 데니스 오는 졸지에 자신을 중심으로 네 여자가 포진한 복잡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다행히도 엘리슨(제니퍼 배)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크루거의 여자 관계를 정리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나온다. 엘리슨은 조니를 만나자 마자 동반 미국행을 종용하기 때문이다. 한가인을 중심으로 한 애정싸움에서 한 발짝 물러나 마무리에 나서는 인상이다. 마유희와 무룡, 그리고 승미(전혜빈 분)의 관계도 여전히 복잡하다. 마유희와 무룡은 처음엔 주인과 가사도우미의 가벼운 관계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연인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고 무룡의 곁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던 승미는 점점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물론 이런 복잡한 관계들은 시간이 가면 점차 정리될 것이다. 그런데 의문으로 남는 것은 도대체 왜 이렇게 복잡한 관계를 만들어야 했을까라는 점이다. 몇몇 관계는 극의 흐름에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못한 채 그냥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16부작 중 12부를 내보내는 ‘마녀유희’ 제작진으로서는 서둘러 정지작업에 나서야 더 이상의 혼선을 막을 수 있을 듯하다. 100c@osen.co.kr 25일 열린 제4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모습을 보인 데니스 오와 제니퍼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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