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 하먼은 데이빗 레드베터와 함께 골프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스윙 코치로 오랜동안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04년 타이거 우즈와 결별하기까지 10년 동안 무려 10번의 메이저 타이틀을 합작, 최고의 코치로 명성을 쌓았다. 또 왕년의 넘버 1을 지낸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도 그의 문하생이다. 현재는 세계랭킹 3위인 애덤 스콧이 하먼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PGA 투어에서 우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필 미켈슨이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하먼 코치와 손을 잡는다고 발표해 화제다. 27일부터 열리는 EDS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이 첫 시험 무대다. 하먼 코치는 WGC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과 WGC-CA 챔피언십에서 미켈슨의 스윙을 연습장에서 유심히 관찰했다. 신예 선수도 아니고 이미 PGA 투어에서 30승이나 거둔 베테랑 미켈슨의 스윙코치직을 그가 수락했다는 것은 무엇이 문제점인지 확실하게 파악을 했고, 또 교정할 확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300야드를 넘는 호쾌한 드라이브샷은 미켈슨의 최대 강점이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떨어질 경우에는 그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해 열린 US오픈이 가장 좋은 본보기다. 마지막날 17번홀까지 미켈슨은 1타차로 선두를 달려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운명의 18번홀에서 날린 드라이브샷에 엄청난 훅이 걸리며 대회 진행 본부가 위치한 대형 텐트 쪽으로 날아가 결국 더블보기를 범하는 빌미가 됐다. 오히려 1타차로 제프 오길비(호주)에게 역전패를 당한 미켈슨은 큰 충격을 받아 지난해 후반기에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올 시즌에는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닛산오픈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날리며 연장전 끝에 찰스 하웰 3세에 덜미를 잡혀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미켈슨은 이후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마스터스에서 공동 24위에 그친 것을 포함해 4개 대회에서 톱 10 진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꾸준하지 못한 드라이브 샷을 고치지 못하고서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린 미켈슨은 릭 스미스 코치 대신 하먼 코치에게 SOS 요청을 보낸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하먼 코치의 지도를 받자마자 미켈슨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참가 선수 중 미켈슨의 세계랭킹이 가장 높기 때문에 새로 교정한 스윙을 테스트하기에 적절하다는 평가도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상의 자리는 늘 부담스럽다. 선수로서 코치로서 남부럽지 않은 성공 스토리를 써온 미켈슨와 하먼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빚을지 팬들의 시선이 이번 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 위치한 어빙으로 쏠리고 있다. sun@osen.co.kr 필 미켈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