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타자 홍성흔'은 김경문의 '고육지책'
OSEN 기자
발행 2007.04.27 08: 14

"동주 하나만 가지고는 안돼요". 김경문 두산 감독은 지난 26일 현대와의 홈경기 타순을 직접 짰다. 경기 전, 김 감독은 감독실에 들른 김광림 타격코치에게 "내가 해봤다"라며 타순표를 보여주고, 동의를 구했다. 전날 슬라이딩을 하다 복부 통증이 악화된 이종욱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가운데 홍성흔이 6번에 배치된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홍성흔을 5번에서 6번으로 내린 것이 꼭 컨디션 저하 탓만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김)동주 한 명만 잘해서는 안 된다. 홍성흔까지 살아나야 하는데 번트만 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언급했다. 즉, 출루율이 출중한 4번 김동주 바로 다음 타순이고, 팀에 여유가 없다보니 명색이 5번인데도 희생번트를 자주 댈 수밖에 없는 두산의 처지를 감안한 조치인 셈이다. 실제 홍성흔은 앞 2경기와는 달리 6번에 배치된 26일에는 4타석 모두 번트를 대지 않았다. 3타수 무안타 1볼넷이었지만 그의 포수 복귀 후 두산은 절체절명의 상태서 치른 현대와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두산 대반격의 키맨으로 선발 리오스와 홍성흔을 꼽았다. "랜들과 김동주가 잘 해주고 있기에 리오스와 홍성흔까지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시점에서 치고 올라가야 한다. 지금은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캡틴 포수 만큼은 '번트 열외'를 시켜주려고 애쓰는 김 감독의 기다림에 홍성흔이 언제 응답할지가 관건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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