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앉으면 영봉승이 터져나온다. 작년 신재웅이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둘 때도 그가 안방을 지켰고 올해 박명환이 6회까지 노히트노런에 1피안타 영봉승을 거둘 때도 그가 마스크를 썼다. LG 트윈스의 8년차 백업 포수 최승환(29)이 또 한 번 사고를 치며 8개구단 최고의 백업 포수임을 증명했다. 최승환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마스크를 쓰고 출장, 에이스 박명환의 6이닝 노히트노런 등 팀이 1피안타 영봉승(5-0)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8월 역시 한화전서 좌완 신재웅(박명환 보상선수로 두산 이적)이 8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1피안타 완봉승(6-0)을 올릴 때도 배터리를 이룬 바 있다. 최상환은 비록 주전 포수인 조인성(32)에 가려 출장 기회가 많지 않지만 마스크를 쓰고 앉으면 안정된 투수리드로 투수들의 투구를 빛내주고 있다. 일단 ‘공격적인 투수 리드’로 수비력은 인정받고 있다. 이날 한화전서도 첫 호흡을 맞춘 박명환을 잘 리드하며 팀의 4연패를 끊는 데 기여, 김재박 감독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앞으로 출장 기회를 많이 주며 키워보겠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또 시즌 2승을 거둔 박명환도 "승환이가 잘 리드해줘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노히트는 승환이 덕분"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지난 24일 마해영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1군에 합류한 최승환은 워낙 조인성이라는 거물에 막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공수를 겸비한 포수로 타구단이 눈독을 들이고 있을 정도다. 2군에서는 중심타자로 활동하며 만만치 않은 방망이 솜씨도 보여줬다. 최승환은 그동안 조인성과의 질긴 인연으로 빛을 보지 못한 케이스이다. 조인성의 연세대 2년 후배로 대학시절에도 국가대표 안방마님인 조인성의 백업에 머물렀고 프로에서도 공교롭게 한솥밥을 먹으며 만년 백업 멤버에 그쳤다. 하지만 이제 최승환에게도 서광이 비칠 조짐이다. 26일 합격점을 받은 수비력을 발판으로 출장 기회를 더 많이 얻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백업 포수인 이성렬은 주로 지명타자로 출장할 것으로 전망돼 조인성이 쉬는 날이나 경기 후반에는 포수 마스크를 쓸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종화 배터리 코치는 최승환에 대해 “8개구단 백업 포수 중 최고이다. 성격이 밝아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여기에 공격적인 볼배합과 리드로 불필요한 사사구가 없다. 다만 어깨가 약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후한 점수를 주며 조인성과 함께 안방을 책임질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무명 돌풍’을 일으킨 내야수 최길성과 배재고-연세대 동기인 최승환은 올 시즌 ‘제2의 최길성’이 되겠다는 각오로 확실하게 주전 도약을 노리고 있다. 186cm, 85kg의 뜸직한 체격인 최승환은 “올해는 반드시 뭔가를 보여줘 제2의 야구 인생을 열겠다”며 올 시즌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sun@osen.co.kr 최승환이 올해 스프링캠프서 전종화 배터리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모습=LG 트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