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27일 잠실구장. 양 팀의 훈련 시간에 두산 최준석(24, 내야수)이 롯데 이대호(25, 1루수)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최준석과 이대호는 2001년 고교 졸업 후 롯데 입단 동기로 절친한 친구 사이. 최준석이 이대호에게 "대호야, 너 홈런 기운 좀 받게 방망이 하나 줘" 라고 하자 이대호는 "안돼. 나도 몇 자루 없어"라며 거절했다. 최준석의 압력(?)에 못 이긴 이대호는 졌다는 듯 방망이 한 자루를 건네줬다. 그 방망이 덕일까? 최준석은 이날 5회 1사 2,3루에서 롯데 두 번째 투수 송승준을 상대로 비거리 130m 좌중월 스리런을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5타점으로 신들린 타격감을 과시했다. 한 경기 5타점은 데뷔 후 첫 기록. 전날 마산 SK전에서 1회 선제 스리런과 10회말 끝내기 솔로 홈런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준 이대호는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최준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날려 기분이 좋다. 경기 전 타격 코치님과 감독님께서 '너무 세게 치려고 하고 어깨가 벌어진다'며 밀어치려고 노력하라고 주문하셨는데 주효했다"고 밝혔다. 절친한 친구 이대호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준석은 "경기 전에 (이)대호 방망이를 뺏어왔는데 그 방망이 덕에 오늘 좋은 성적을 냈다"며 "경기 후 대호와 식사하기로 했는데 맛있는 것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방망이를 선물해준 이대호와 좋은 성적으로 친구에게 보답한 최준석의 아름다운 우정이 밤하늘의 별빛보다도 빛나는 순간이었다. what@osen.co.kr 이대호-최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