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작년 7월 8일. 총 제작비 400억 원이 투입된다던 SBS 대하드라마 ‘연개소문’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당나라 30만 대군이 밀어닥친 안시성 전투가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아 웅장하게 그려졌다. ‘연개소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안시성 전투는 작년 7월 8, 9일 2회에 걸쳐 방송됐는데 제작진은 이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무려 6개월을 공을 들였다. 그로부터 꼭 10개월 뒤인 오는 5월 5일. 시청자들은 ‘연개소문’의 1, 2회 장면을 거의 그대로 다시 보게 됐다. 대신 내용이 많이 보충이 되긴 했다. 1, 2회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이 보태지고 시간 제약 때문에 빠졌던 내용들도 추가로 들어가 3회 분량으로 늘어나서 방송된다. 즉 5월 5일의 87회를 시작으로 5월 12일의 89회까지 3회에 걸쳐 안시성 전투 장면이 전파를 타게 된다. ‘연개소문’의 이런 구성은 처음부터 뻔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극의 하이라이트를 초반에 방송해 눈길을 끄는 데까지는 좋았지만 스토리 전개상 같은 장면을 한번 더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100부작 대하드라마 구성의 새로운 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딱히 그 기법이 효과적이었는지는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그런 상태다. ‘연개소문’의 기획자인 허웅 SBS CP는 “처음부터 구성이 그랬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부담은 감수하고 있다. 향후 방송될 안시성 전투의 많은 분량이 1, 2회 때 방송된 장면들로 채워질 것이다. 1, 2회 때 방송된 장면들은 6개월 간 공을 들여 만들어낸 최상의 그림들이기 때문에 다른 컷으로 대체하기도 어렵다. 대신 1, 2회 방영 당시 논란이 됐던 부분들, 예를 들면 안시성 전투를 연개소문이 직접 지휘하는 것으로 설정된 배경 등은 훨씬 설득력 있게 전개될 것이다”고 밝혔다. 1, 2회에 방송된 ‘연개소문’의 하이라이트를 87~89회를 통해 다시 보게 된 우리 시청자들은 이런 구성기법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