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현장메모] UCC 시대, 공연문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행태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지난 4월 27일 저녁, 서울 동대문 두타 야외무대에서 케이블 채널 KMTV의 '쇼! 뮤직탱크’ 공개방송이 열렸다. 이날 무대에는 테이 파란 이적 렉시 서인영 BMK 별 럼블피시 비바소울 에반 마골피 등이 출연했다. 인기가수와 신인가수가 절반의 비율로 섞인 이날 공연에서는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관객들의 태도다.
관객들은 스타가 나오면 휴대전화기를 먼저 꺼냈다. 물론 공연장에서 휴대전화기를 높이 치켜든 관객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의 형태는 좀 달라보였다.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가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특히 인지도가 있는 스타의 경우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테이 에반(유호석) 별 등이 출연했을 때 거의 열에 일곱은 휴대전화기로 동영상 촬영을 했다. 반면 마골피, 카라, I, 4cos 등 신인들의 공연 때는 동영상 촬영을 하는 관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가수의 인지도 차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인기 가수를 촬영하는 이유는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를 간직하고픈 마음도 있지만, 요즘은 개인 블로그 운영 등에 주로 이용된다. 현장에서 동영상 촬영을 하던 서울 사대부여중 2년 이 모 양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조회수를 높이는 데는 역시 스타 관련 게시물이 최고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신의 홈페이지를 홍보하기 위해 인기가수 동영상을 찍는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한 순간을 간직하고, 더 많은 사람과 자신의 기억을 공유하려는 의도는 물론 좋다. 다만, 본 목적은 잊은 채 촬영에만 집중하는 것은 스타와 함께 하는 ‘진짜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염려스럽다.
/구혜진 기자 9p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