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 월요일 심야 개봉 '기습'
OSEN 기자
발행 2007.04.29 08: 28

올 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즌 개막을 알리는 '스파이더맨3'가 사상 초유의 월요일 심야 개봉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영화예매 사이트는 4월30일 심야 상영(5월1일 새벽 0시 30분) '스파이더맨 3'의 예매를 이번 주중 시작했다. 날짜로는 5월 1일이지만 사실상 4월 30일 월요일 마지막 회차에 본격적인 개봉 예매에 돌입한 셈이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개봉일 앞당기기다. 이에 대해 '맥스 무비' 사이트는 '주요극장들이 월요일 평일임에도 ('스파이더맨3'에) 심야상영을 배정해 일찌감치 예매를 시작한 것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 직장 관객들의 휴일이라는 점이 감안됐다'며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고 빠르다. 일부 극장의 경우 상영 시간표가 업데이트된 지 1시간 만에 좌석 절반이 예매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스파이더맨 3'의 수입사인 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이하 소니픽쳐스)는 벌써 오래전부터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5월1일 화요일부터 관객들이 '스파이더맨 3'를 볼 수 있다"고 밝혀왔다. 화요일 개봉 자체가 한국 극장가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그동안 설이나 추석, 크리스마스 등의 대목 때 간혹 수요일 개봉이 이뤄졌던 게 고작이다. 통상적인 국내의 새 영화 개봉일은 목요일이다.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되면서 금요일 개봉이 목요일로 당겨진 것조차 불과 2~3년 이내다. '스파이더맨 3'같은 인기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이 화요일에 막을 올리게되면 전주 개봉한 작품들은 흥행 테스트 기간이 고작 3~4일로 줄어든다. 최근 수년 사이 극장주, 배급사들은 새 영화를 걸고 1주일 정도 관객 반응을 지켜본 뒤 스크린을 줄이거나 아예 간판을 내리게 하고 있다. 그 기간도 짧다고 영화 제작사들은 하소연을 하는 와중이다. 26일 개봉한 정진영 주연의 감동 드라마 ‘날아라 허동구’와 독립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등 저예산으로 만든 수작들은 주말 흥행 성적에 따라 다른 때보다 스크린 숫자가 빠르게 줄어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또 5월 첫주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들도 불가피하게 개봉일을 앞당겼다. 차승원 주연의 ‘아들’과 이대근의 컴백작 ‘이대근, 이댁은’이 '스파이더맨 3'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화요일을 택했다. 영화 역사상 최대인 3억달러 제작비를 쏟아부은 '스파이더맨 3'의 공세에 개봉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영화계다. mcgwire@osen.co.kr 소니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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