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3’(샘 레이미 감독)이 국내 개봉한다. 전편보다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CG는 여전하다. 본격적인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세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런 ‘스파이더맨3’에 맞서 한국영화 2편이 개봉한다. 장진 감독의 신작 ‘아들’, 이대근을 타이틀롤로 내세운 ‘이대근, 이댁은’이 바로 그것이다. 2편의 한국영화는 모두 그동안 등한시 됐던 아버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먼저 ‘이대근, 이댁은’은 ‘피보다 진한 돈으로 뭉쳤다. 12시가 되면 사라지는 신데렐라 가족의 비밀’이라는 말로 압축되는 영화다. 자식들과 연락을 끊고 산지 3년 된 아버지 이대근(이대근 분)은 아내의 제삿날을 맞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자식들을 모은 아버지는 소홀했던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낸다. 여기에 깜짝 놀랄만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들’은 15년만에 재회하는 무기수로 복역중인 아버지(차승원 분)와 사춘기인 아들(류덕환 분)의 이야기다. 단 하루라는 휴가를 얻은 아버지는 아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 아들과 재회한다. 아들도 15년 동안 치매가 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갑작스런 아버지의 등장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하루라는 시간 안에 전하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일도 많겠지만 두 사람은 주어진 시간에 비해 너무도 천천히 서로를 이해해간다. 아버지가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자 밝혀지는 비밀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강인한 몸과 거미줄을 타고 도시를 헤집고 다니는 능력을 가진 스파이더맨에 맞서 싸우는 한국영화의 아버지들은 다소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대근, 이댁은’과 ‘아들’의 아버지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보다는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