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절친한 사이면서도 서로를 향해 칼을 들이대야 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미국 남북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이었던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북군과 남군의 사령관이었던 조지 미드와 로버트 리는 옛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몽고제국을 통일하며 칭기즈칸이 된 테무친의 경쟁 상대였던 자무카 역시 어린 시절 의형제로 맺어진 사이였다. 이런 일들은 스포츠에서 더욱 이런 일이 많다. 승리를 위해 양 팀이 경쟁을 펼치는 스포츠의 단순한 논리상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는 경우는 허다한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웨인 루니도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8강에서는 서로를 적으로 놓고 마주싸웠다. 인터 밀란의 파비오 그로소, 마르코 마테라치는 AC 밀란의 젠나로 가투소, 알레산드로 네스타, 필리포 인자기 등과 대표팀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밀란 더비에서는 승리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프로에 입문하기 이전 중고교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수들이 프로에서는 라이벌이 되어 대결을 벌이는 모습이 허다하다. 이적을 통해 대립관계가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2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지는 포항 스틸러스와 대구 FC의 대결에서도 절친한 친구간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주인공은 바로 따바레즈(24, 포항)와 루이지뉴(22, 대구)다. 2살 터울인 이들은 K리그에 오기 전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플라멩구 출신인 따바레즈는 산토스에서 뛰던 루이지뉴에게 K리그를 소개시켜주었다. 루이지뉴는 뛰어난 감각과 기술을 보유해 호비뉴(레알 마드리드), 디에구(베르더 브레멘)와 함께 산토스 및 청소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두 라이벌들에게 밀리며 산토스에 잔류하게 되었고 따바레즈의 권유를 받아들여 유럽 대신 한국행을 선택한 것이다. 루이지뉴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11득점을 기록하는 득점력을 선보이며 K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루이지뉴를 K리그로 오게했던 따바레즈 역시 올 시즌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따바레즈는 정규리그 7경기에서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드리블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는 K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은 현재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을 펼쳐야 한다. 따바레즈가 이끌고 있는 포항은 지난 1일 전북전 이후 7경기서 승수를 쌓지 못했다. 다른 2위권 팀들 역시 부진한 덕분에 2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선두 성남과 승점차는 어느덧 5점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포항의 에이스인 따바레즈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4월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겠다는 각오이다. 루이지뉴가 버티는 대구는 상승세다. 비록 지난 25일 컵대회에서 인천에게 4-2로 패배했지만 그전까지 4승 2무로 6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루이지뉴는 5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팀에게 승점 3점을 선사하겠다며 포항과의 일전을 기다리고 있다. 절친한 친구이지만 피치위에서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벌여야 하는 따바레즈와 루이지뉴. 과연 이 둘 중 승리의 영광은 누가 차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bbadagun@osen.co.kr 따바레즈-루이지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