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⅓이닝 1실점' 백차승, 호투 불구 첫승 실패
OSEN 기자
발행 2007.04.30 07: 01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찬란한 피칭이었다. 비록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투구내용은 눈부셨다. 볼끝이 살아 있는 포심, 타자의 방망이를 부러뜨리는 싱커, 스트라이크존 외곽에 절묘하게 걸치는 낙차 큰 커브. 백차승(27.시애틀 매리너스)은 자신의 주무기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지난해 9월9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전 7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이후 가장 좋은 투구내용이었다. 30일 홈구장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올 시즌 2번째로 선발등판한 백차승은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비록 상대가 약체였지만 자신 만의 투구를 끝까지 이어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회까지 퍼펙트, 6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 비록 대기록도 승리도 날아갔지만 유감없는 호투였다. 눈부신 투구는 1회부터 예고됐다. 공 14개로 3타자를 내리 잡아내면서 호투행진이 시작됐다. 2사 뒤 맞이한 마크 티헨은 볼카운트 2-2에서 92마일 직구로 삼진처리했다. 2회 역시 3타자를 모조리 아웃처리한 그는 3회 알렉스 고든과 제이슨 라루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라인업의 첫 9타자를 상대로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에는 선두 데이빗 데헤수스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상대 2∼4번타자를 외야플라이, 내야땅볼, 삼진으로 잡았고, 5회 역시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 첫 타자 제이슨 라루를 헛스윙삼진, 1번 데헤수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자 세이프코필드의 홈팬들은 숨을 죽였다. 그러나 노히트 행진은 이 순간 끊어졌다. 마크 그루질라넥을 상대로 던진 2구째 커브가 그만 중견수 앞에 떨어지면서 이날 첫 안타를 허용한 것. 그러자 시애틀팬들은 아쉬움을 떨쳐내고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내며 백차승을 격려했다. 팬들의 힘을 받은 백차승은 결국 마크 티헨을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7회. 시애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른 백차승은 점수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선두 스위니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한 뒤 1사 2루에서 샌더스에게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안타로 동점을 내준 것. 스위니의 안타는 무리하게 다이빙을한 시애틀 좌익수 라울 이바네스의 과욕에서 빚어졌고 샌더스의 타구는 배트가 부러질 만큼 평범했으나 낙구 위치가 절묘했다. 결국 백차승은 후속 고든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 1사 2,3루에 몰린 뒤 브랜든 모로우와 교체돼 투구를 마쳐야 했다. 시애틀 관중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면서 노고를 치하했다. 모로우가 나머지 두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잡은 덕에 백차승의 실점은 1에서 변동이 없었다. 이날 백차승은 모두 96개(스트라이크 62개) 공을 던졌다. 6⅓이닝 4피안타 1실점의 기록. 탈삼진 6개에 볼넷 2개를 기록했다. 방어율은 4.22(종전 8.31)로 크게 낮아졌다. 경기는 백차승이 내려간 후 타격에 활기를 띤 시애틀이 5-1로 승리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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