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김시진, 악조건에도 ‘절반의 성공’
OSEN 기자
발행 2007.04.30 09: 33

“목표치에 근접한 성적으로 만족한다”. 최고 투수와 최고 투수코치를 거쳐 올 시즌 유일한 초보 사령탑으로 출발한 김시진(49) 현대 유니콘스 감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전, 4월 한 달간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는 4월 마지막 경기인 지난 29일 수원 삼성전서 6-2로 완승을 거둬 시즌 첫 3연승의 기쁨을 맛보며 9승 11패로 한화, 두산을 제치고 6위를 마크했다. 선두 SK에는 4게임 뒤진 6위로 5할 승률에 2게임이 모자란다. 이 정도면 초보 감독으로서 악조건 속에서 거둔 호성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시즌 개막 전부터 터진 구단 매각 문제로 뒤숭숭한 가운데서 치른 초반 성적치고는 수준급인 것이다. 매월 급여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구단 살림 등으로 타구단에 비해 떨어지는 지원, 보강없는 전력 등 악조건이었지만 강호들과 대결에서 밀리지 않고 버텨냈다. 김시진의 ‘현대호’가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 버틴 것은 김시진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선수들에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 한 요인이다. 김 감독은 실수를 하거나 타격 부진에 빠진 주전 선수들에게 10게임 안팎의 기회를 제공하는 신뢰를 보여주며 ‘기살리기’에 공을 들였다. 물론 그래도 부진이 계속되면 백업요원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변화를 꾀했다. 또 가장 잘 아는 분야인 투수진 운용에도 ‘믿음’으로 선수들과 신뢰를 쌓으며 실력 발휘를 유도하고 있다. 작년 마무리로 활약이 컸던 우완 사이드암 박준수가 초반 부진에 빠졌을 때도 “우리팀 마무리는 박준수”임을 공표하며 밀어준 덕에 현재는 페이스를 거의 회복했다. 투타에 걸쳐 절대 무리하지 않는 운용으로 베테랑 감독 못지 않는 페넌트레이스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개막전 많은 전문가들이 현대를 하위권으로 예상했으나 김시진 감독은 굴하지 않고 선전, 4월을 ‘대혼전’으로 만든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등 김 감독은 초보 사령탑으로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개막 3연패를 시작으로 5연패 등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잘 헤쳐나왔다. 목표치에 근접한 4월 성적에 만족한다”면서 “5월 중간투수들이 이상렬, 조용준이 가세하면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된다”며 한달간 시즌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현대에서만 코치로 9년을 보내고 사령탑을 맡은 김시진 감독이 악조건에서도 ‘감독 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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