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던 곳이 구멍', 모비스-KTF '동병상련'
OSEN 기자
발행 2007.04.30 13: 12

"마지막 7차전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자신있는 곳이 구멍이니". 7전 4선승제의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 3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울산 모비스와 부산 KTF가 다음달 1일 열리는 7차전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러설 곳이 전혀없는 상황에서 가장 자신있는 플레이를 해야 하지만 정작 그 플레이를 해줘야 할 포지션이 구멍이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무엇보다도 맹활약을 해주던 양동근의 체력이 뚝 떨어진 것이 고민거리다. 신기성을 막는가 하면 공격의 물꼬를 트고 직접 슈팅까지 하는 양동근이 부진을 보인 6차전에서 모비스는 완패했다. 유재학 감독도 "(양)동근이가 시즌 내내 보여주지 않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니 지친 것 같다"고 안타까워한다. 문제는 양동근 한 선수의 부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리스 윌리엄스도 모비스의 조직력을 이끌긴 하지만 양동근이 부진하니 다른 선수들도 연쇄 반응으로 부진을 보인다. 또한 KTF는 6차전에서 조성민, 신기성에 김희선까지 투입하며 양동근을 괴롭혔고 효과를 봤다. 7차전에서도 이런 작전을 안쓸리가 없다. 그만큼 모비스는 양동근이 7차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고 해서 KTF에 약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KTF의 강점은 모비스에 비해 비교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포스트의 높이인데 진 경기에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해왔다. 모비스 역시 높이의 열세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7차전에서는 기를 쓰고 리바운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장신 포워드 송영진이 허리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송영진이 6차전에서 보여줬던 부상 투혼만 보여준다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의 활약만을 기다리기엔 무리가 있다. 또 모두 포스트 능력이 있는 애런 맥기와 필립 리치가 자주 심판들의 파울 지적을 받는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주로 윌리엄스와 매치업을 하는 맥기는 "내가 윌리엄스보다 신장이나 체중에서 우위인데 윌리엄스가 자주 넘어지다보니 파울을 판정받곤 한다"고 안타까워 한다. 만약 심판들의 파울 지적이 집중돼 맥기가 파울 트러블에 걸릴 경우 포스트의 위력은 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달 이상 계속된 포스트시즌에 체력은 완전히 바닥났고 구멍은 더없이 크다. 다만 다행인 것은 양팀의 정신력은 막상막하라는 점. 양동근과 김동우가 곧 상무에 입대하는 모비스는 2년 연속 정규리그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또다시 무너질 수 없다고 벼르고 있고 KTF 역시 파죽의 3연승으로 창단 첫 우승을 거둬 시즌 전 사고로 숨진 조성민의 부모님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tankpark@osen.co.kr 송영진-양동근의 매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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