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어렵게 기회를 잡은 박찬호(34.뉴욕 메츠)가 시즌 첫 메이저리그 선발등판에서 '악몽'을 경험했다.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명단(DL)에 등재된 올란도 에르난데스(38) 대신 긴급 호출된 박찬호는 1일(한국시간)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4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6피안타 7실점에 그치며 패전투수가 됐다. 삼진 4개를 잡았지만 볼넷 2개가 '독'이 됐다. 시범경기의 재판이었다. 첫 두 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뒤 갑작스럽게 빠진 난조. 투구수 73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9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력 난조에 시달렸다. 폭투도 한 개 있었다. 수비진의 엉성한 플레이도 이날 등판이 '재앙'이 되는 데 한 몫 했다. 시범경기와 마찬가지로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특히 첫 두 이닝은 완벽했다. 6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빼앗으며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펼쳤다. 1회 공 1개 2회에는 11개로 간단하게 잡아내 '롱런'도 기대할 만했다. 그러나 3회 2사 후 박찬호는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투수 스캇 올슨을 중전안타로 내보내더니 갑자기 스트라이크존을 잃었다. 헨리 라미레스와 댄 어글라를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미겔 카브레라에게 2타점 적시타, 마이크 제이콥스에게 중견수 앞 2루타를 연속 허용했다. 카브레라의 타구는 메츠 2루수 데미언 이즐리가 점프로 잡아내는 듯했지만 글러브를 맞고 튀었고, 제이콥스의 2루타는 유격수 호세 레예스의 글러브를 교묘히 피해 유격수 중견수 2루수의 한가운데에 떨어졌다. 셰이스타디움 외야 좌측에서 우측으로 강하게 분 바람 탓이었지만 모두 안타로 기록됐다. 박찬호는 계속된 2사 2,3루에서 조시 윌리엄스에게 2타점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조 보차드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간신히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3회에만 무려 무려 57개(스트라이크 29개)의 공을 던졌다. 3회에만 5실점한 박찬호는 기운이 빠진 듯 4회 홈런 2방을 허용하고 결국 강판의 빌미를 제공했다. 1사 뒤 알프레도 아메자가에게 우월 솔로포, 2사 후 라미레스에게 좌월 솔로아치를 얻어맞아 7실점째를 기록한 것. 결국 초반에 경기가 기울자 윌리 랜돌프 감독은 4회말 공격 때 루빈 고테이를 대타로 투입하면서 박찬호를 경기에서 끌어냈다. 5회부터 메츠는 암비오릭스 부르고스, 애런 실리, 스캇 쇼언와이스를 줄줄이 투입했지만 초반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6-9로 패했다. 이제 한 경기에 불과하지만 박찬호의 방어율은 15.75가 됐다. workhorse@osen.co.kr 셰이스타디움(뉴욕)=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