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이 안부럽다'. 현대 3루수 정성훈(27)은 KIA에는 뼈아픈 존재다. 지난 2003년 1월 당시 현대의 거포 박재홍을 데려오기 위해 정성훈을 얹어주었다. 그런데 박재홍은 KIA 유니폼을 입고 부진에 빠졌고 정성훈은 그때부터 최절정기를 보내고 있다. 정성훈을 내보낸 이유 중의 하나는 아까운 백업선수 이현곤(27)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현곤이면 충분히 정성훈의 공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수비는 좋았지만 타격은 매서운 맛이 없었다. 지난 2002년 입단해 지난해까지 풀타임으로 뛴 것은 2003년 한 해에 불과했다. 부상도 있었고 2005년부터 2006년 초반까지는 군복무 때문에 공백기를 가졌다. 결과적으로 KIA에 3루수는 항상 아쉬운 포지션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이현곤의 타격이 달라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의병제대와 함께 뒤늦게 합류한 이후 날카로운 타격으로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비록 동계훈련 부족으로 2할4푼3리에 그쳤지만 이현곤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착실한 가을훈련, 동계훈련, 스프링캠프를 통해 확실하게 진화했다. 팀 내에서 개막 이후 가장 좋은 타격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팀의 22경기 모두 출전, 11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벌이는 등 타율 3할4푼7리로 팀 내 타격 1위(전체 6위)를 달리고 있다. 타순도 주로 2번에 배치돼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팀 내 득점 2위(10점)를 기록하고 있다. 예전에는 하위권 타자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상위권 타자로 대접받고 있다. 초반 실책이 많아져(6개) 근심을 주었지만 이제는 공수 모두 만점 활약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현곤은 2루수 유격수 3루수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이다. 어느덧 입단 6년 만에 팀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선수로 자라났다. 이제 이현곤과 비교한 '정성훈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음은 물론이다. sunny@osen.co.kr
